유죄 판결 후 회사에서 해고된 직원의 해고 정당성 사건

근로자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회사에서 해고되자 부당 해고라며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단체협약상 '금고 이상의 형'은 실형만을 의미하고, 해고 절차가 부당하며, 해고 당시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이었고, 해고 처분이 과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금고 이상의 형'에는 집행유예도 포함되며, 단체협약에 따른 해고 절차가 정당하고, 요양 중이라고 볼 수 없으며, 해고의 양정도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회사에서 해고된 근로자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옹호)
• 피고보조참가인: 해고를 실행한 회사

분쟁 상황

원고는 회사의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회사의 보건진단명령 이행 방해 및 사장실 점거 등으로 벌금 30만원 및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이후 소속 근로자들의 산재요양 승인 신청을 촉구한다는 명목으로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진단의사 앞에서 고성으로 노동가요를 부르는 등 업무를 방해한 범죄사실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회사는 단체협약상 '금고 이상의 형 확정'을 해고 사유로 들어 원고를 해고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고,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단체협약상 '금고 이상의 형'에 집행유예가 포함되는지 여부
2. '금고 이상의 형' 확정으로 인한 해고 시 별도의 징계 절차가 필요한지 여부
3. 해고 당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이어서 해고 제한 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
4. 원고의 과거 징계 이력과 범죄 사실을 고려할 때 해고가 지나치게 가혹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1. 단체협약상 '금고 이상의 형'은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 이행 불가, 회사 내 신뢰 관계 손상, 명예 훼손 등 복합적인 이유로 근로관계 유지가 기대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하며, 반드시 실형만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집행유예 판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징계해고가 결정되었을 때'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를 해고사유로 따로 규정하면서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절차 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해고도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원고가 해고 당시 업무상 재해로 공식적인 요양 승인을 받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있지 않았으므로 단체협약상의 해고금지기간인 '업무상 재해 또는 부상으로 요양 중'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원고가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여 벌금형 및 정직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고, 근로복지공단 무단 침입 및 진단의사 업무 방해 행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며 해고 양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해석 원칙: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근로관계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릅니다. 특히 해고사유의 경우, 해당 규정의 문구뿐 아니라 그 취지, 다른 면직사유의 내용, 그리고 사회통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이 단순히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을 넘어 근로자의 신뢰성 상실, 회사 명예 훼손 등 복합적인 이유로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경우를 포함하며, 반드시 실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2. 해고 절차의 정당성: 해고는 특별한 법규정이 없는 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만약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특정 해고사유(예: 징계해고)에 대해서는 일정한 절차를 규정하고, 다른 해고사유(예: 금고 이상의 형 확정으로 인한 해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절차를 규정하지 않았다면, 후자의 사유로 해고할 때에는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절차상 위법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3.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 중인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적용되려면 근로자가 해고 당시 실제로 업무상 재해로 인해 요양 중인 상태여야 합니다. 단순한 신체 불편이나 의무실 이용만으로는 요양 중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해고 양정의 정당성: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그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근로자의 과거 징계 이력, 반복적인 문제 행위, 그리고 범죄 행위 및 그로 인한 유죄 확정 판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고의 타당성을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1.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명시된 해고 사유와 절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금고 이상의 형'과 같은 문구의 해석은 법원에서 단체협약의 취지와 다른 면직 사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으므로, 실형이 아니어도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2. 해고 절차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정 해고 사유에 대해 별도의 절차 규정이 없다면,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해고가 정당할 수 있습니다.
3.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 기간 중 해고 제한은 명확한 요양 승인 및 치료 사실이 있을 때 적용됩니다. 단순히 병원 진료나 의무실 이용만으로는 요양 중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근로자의 과거 징계 이력이나 반복적인 문제 행동, 그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는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