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항암치료 및 요양병원 입원 관련 보험금 청구 사건

원고 A는 피고 B 보험회사와 암간호특약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는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진단 후 대학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보험계약의 수익자인 A의 남편 D이 미지급 보험금 채권을 A에게 양도했고, A는 요양병원에서의 입원 치료 또한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이므로 미지급된 보험금 28,546,795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B는 요양병원 입원은 암 치료 목적이 아니며, 약관에 따른 지급 기준을 이미 충족하여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에서는 원고가 일부 승소했으나, 피고가 항소하여 2심 법원은 피고의 손을 들어주며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으로 진단받고 보험금을 청구한 환자이자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 및 채권 양수인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 A와 암간호특약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입원급여금 지급 의무를 지닌 보험회사입니다.
• D (원고 A의 남편): 이 사건 보험계약의 원래 계약자 및 입원상해시 수익자로, 미지급 보험금 채권을 원고 A에게 양도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경북대학교병원에서 화학적 항암치료 및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치료를 받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요양병원에서의 입원도 암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총 44,000,000원의 입원급여금 중 기지급된 15,453,205원을 제외한 나머지 28,546,795원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B 보험회사는 요양병원 입원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이 아니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암간호특약 약관에 따라 입원급여금 지급 대상 입원일수를 계산했을 때 이미 지급할 금액을 모두 지급했거나 초과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원고의 남편 D이 보험금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한 행위가 소송을 목적으로 한 '소송신탁'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원고가 요양병원에서 받은 입원 치료가 보험 약관상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하는지 여부.
3. 피고 보험회사가 '동일한 암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입원의 지급일수 계산 방식'에 관한 보험 약관 조항을 원고에게 명확히 설명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피고 B 보험회사에게 보험금 지급을 명했던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원고 A의 보험금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D의 보험금 채권 양도가 소송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원고 A가 요양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보험회사는 입원급여금 지급 방식에 관한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인정하여, 피고 B 보험회사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 외에 추가로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소송신탁의 금지 (신탁법 제6조 유추적용)​: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채권양도는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어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채권양도인 D이 부부관계이고, 보험금청구가 원고의 입원에 따른 것이며, 소 제기 이전에 채권 양도가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여 소송행위를 주목적으로 한 채권 양도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소송 편의를 넘어 실제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나 정당한 목적이 있을 경우 채권 양도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법리를 보여줍니다.
2. 보험 약관의 명시·설명의무: 보험자 및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의 체결 시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된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 체계, 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이 의무를 위반하면 보험자는 해당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21710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동일한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의 지급일수 산정 방식'에 관한 약관 조항이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지만, 피고 보험회사가 원고에게 해당 약관을 설명하고 확인을 받았다고 보아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의 범위: 보험 약관에서 명시하는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은 단순히 암의 제거 또는 증식 억제를 위한 입원뿐만 아니라, 암 자체나 암의 성장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병적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입원까지 포함합니다. 그러나 암이나 암 치료 후 발생한 후유증을 완화하거나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입원까지는 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0543 판결 참조)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 요양병원에서 제공된 면역요법, 도수치료, 운동요법 등은 의학적으로 암의 직접적인 치료 효과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보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요양병원 입원 시 보험금 청구 요건 확인: 암 치료를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할 경우, 보험 약관에서 정의하는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암 환자가 요양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넘어, 암을 제거하거나 증식을 억제하며, 암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중대한 병적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인지가 중요합니다. 면역력 강화, 부작용 완화, 영양 공급 등 보조적인 치료는 직접적인 치료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의료 기록의 중요성: 요양병원에서의 치료 내용이 암의 직접적인 치료와 관련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의료 기록, 의사의 소견서, 치료 계획 등이 중요합니다.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치료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보험 약관의 철저한 이해: 보험 계약 체결 시 보험 약관, 특히 보험금 지급 조건, 지급 한도, 지급일수 산정 방식 등 주요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보험회사가 약관의 중요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서명, 모니터링 기록 등)가 있다면 해당 약관 조항은 계약의 내용이 됩니다.
4. 채권 양도와 소송신탁: 가족 간의 채권 양도는 소송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것이라면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 편의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채권 양도는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