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이 친딸인 피해자를 두 차례에 걸쳐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사실오인을 주장했고, 검사는 양형이 너무 가볍고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면제한 것이 부당하다고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여 원심의 징역 9년, 취업제한 7년, 전자장치 부착 10년 등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친족 관계임을 고려해 피해자의 신상정보 노출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면제한 원심의 결정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는 아버지가 성범죄 전과로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약 8년 동안 따로 지내다가 대학교 진학 문제로 인해 고모 집에서 나와 2020년 3월 말경부터 아버지인 피고인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이사 온 지 약 일주일 만에 피고인과 피해자는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고, 피고인은 자신의 과거 성범죄 전력, 교도소 생활, 사람을 해칠 뻔했던 이야기 등을 하며 성적인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피해자가 자전거를 타다 성기 부위를 다쳤다는 이야기를 하자, 피고인은 이를 핑계로 피해자에게 성기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며 씻고 오라고 지시했습니다. 피해자가 거부했지만 피고인의 지속적인 요구와 과거 성범죄 전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었고,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을 눌러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첫 번째 범행 후 피해자가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피고인이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성관계를 요구하여 두 번째 범행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두 번째 범행 후 피고인이 씻는 틈을 타 집을 나와 경찰에 신고하며 이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배척하고, 피고인이 친딸인 피해자를 두 차례 강간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즉시적인 피해 신고, 피고인의 과거 성범죄 전력 언급과 신체적 제압 등이 폭행·협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기각하여 원심이 선고한 징역 9년, 취업제한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의 형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친족 관계에 있어 신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해자의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크고, 다른 처분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면제한 원심의 결정 역시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착명령에 대한 항소도 기각하여 원심의 부착명령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어 원심의 판결(징역 9년, 취업제한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 배상명령 등)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형법상 강간죄의 성립 요건 (대법원 2005도3071 판결 등 참조): 강간죄는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폭행·협박'은 단순히 힘의 행사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정황,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느꼈을 두려움과 저항의 곤란성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과거 성범죄 전력 언급, 신체적 제압, 피고인과 피해자의 체격 차이,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던 점, 사건 발생 장소 및 시간 등 모든 사정이 고려되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증거의 증명력과 자유심증주의 (대법원 2007도10728 판결 등 참조): 법관은 증거의 증명력을 자유롭게 판단하지만,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해야 합니다. 유죄 인정을 위한 심증 형성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여야 하지만,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는 아닙니다. 합리적 의심은 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한 이성적 추론을 의미하며,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증인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성이 있다면, 사소한 사항에 다소 불일치가 있더라도 그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즉시적인 신고가 뒷받침되어 신빙성이 높다고 인정되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배상명령의 확정): 유죄 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되면,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은 확정되지 않고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됩니다. 따라서 원심에서 인용된 배상명령은 피고사건의 항소로 인해 항소심에서 다시 심리될 수 있습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 (부착명령의 상소): 피고사건에 대한 항소가 제기되면, 부착명령 사건에 대해서도 함께 항소가 제기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는 성폭력 범죄의 재범 방지를 위한 보호관찰과 전자장치 부착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규정입니다.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하는 조건들입니다.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 교육, 직업,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해자의 피해 정도,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정한 형량을 결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동종 성범죄 전력, 친족 강간이라는 죄질의 불량함, 피해자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 범행 부인 태도 등이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의 형제자매 탄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어 원심의 형량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여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피고인과 피해자가 친족 관계인 경우, 신상정보가 공개·고지될 경우 피해자의 신상정보까지 노출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재범 방지 효과와 피해자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을 형량하여 공개·고지 명령을 면제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징역형, 취업제한명령, 전자장치 부착명령 등 다른 수단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