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노동
피고인 A는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F이 약 4.8m 높이에서 비가림시설 고정 작업을 하던 중 안전모 미지급 및 작업발판 미설치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F이 추락하여 급성 외상성 경막밑 출혈 등의 심한 부상을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실체적 경합'으로 잘못 본 법리 오해가 있음을 직권으로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피고인 A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1년 5월 26일 오후 3시 40분경 한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피해자 F은 약 4.8m 높이에서 비가림시설 고정을 위한 나사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고인 A는 사업주로서 이러한 고소 작업 시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지시해야 할 의무, 그리고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 발판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A는 이러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 F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 발판도 없는 상태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하여 급성 외상성 경막밑 출혈 등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의 하나의 행위(안전 조치 미이행)로 인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이라는 두 가지 죄가 발생했을 때, 이를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죄수 관계)에 있었습니다. 1심 법원은 두 죄를 각각의 별개 범죄로 보아 '실체적 경합'으로 판단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동일한 안전 의무 위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상상적 경합'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죄수 판단의 오류가 원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징역 8개월에 처하고, 이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고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위험 방지 조치 의무와 업무상 주의 의무가 동일하며, 피고인의 하나의 행위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동시에 성립하는 경우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이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아 경합범 가중을 한 것은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직권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한 것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의 안전 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 원심의 죄수 판단 오류(실체적 경합 vs 상상적 경합)를 바로잡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형을 선고했습니다. 비록 집행유예 기간은 동일하나, 피고인의 실형 선고 기간을 1년에서 8개월로 감경하여 법리 오해를 시정했습니다. 이는 하나의 행위로 여러 범죄가 성립할 때 어떤 법리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형량에 중대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제1호: 이 법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 증진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특히 제38조 제3항 제1호는 사업주가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제168조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 사례에서는 피고인이 약 4.8m 높이의 고소 작업에 필요한 안전모 지급 및 작업 발판 설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이 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 과실로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금고 또는 징역에 처하게 됩니다. 피고인 A는 사업주로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 F에게 급성 외상성 경막밑 출혈 등 심각한 상해를 입혔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됩니다.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1개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법리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이럴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되, 다른 죄의 형보다 가중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안전 조치 미이행'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이라는 두 가지 범죄의 구성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으므로 상상적 경합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항소심의 판단입니다. 형법 제50조 (상상적 경합과 과형): 상상적 경합의 경우 여러 죄 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해진 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1심에서 적용된 '실체적 경합'(여러 개의 행위로 여러 개의 죄를 범했을 때 각 죄에 정한 형을 합산하거나 가중하는 방식)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형량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이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재범하지 않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 8개월에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고소 작업 안전 수칙 철저 준수: 건설 현장 등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안전모, 안전대 등 개인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추락 방지를 위한 작업 발판이나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모든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아무리 짧은 시간의 작업이라도 안전 수칙 위반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안전 교육 및 장비 지급 의무: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작업 전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작업에 필요한 안전 장비를 빠짐없이 지급하며, 근로자가 이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지도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단순히 장비를 비치해두는 것만으로는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의 중대성: 안전 조치 미이행으로 인해 근로자가 다치게 되면,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뿐만 아니라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 등 무거운 형사 책임을 지게 됩니다. 피해자가 입은 부상의 정도나 후유장애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행위로 여러 법 위반 시 판단: 만약 하나의 행위로 여러 법률을 위반한 경우, '상상적 경합'이라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체적 경합과 달리 형량 산정에 중요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유사 상황 발생 시 법리적 검토가 중요합니다. 안전 관리 기록 유지: 작업 현장의 안전 관리 상태, 안전 장비 지급 내역, 안전 교육 실시 여부 등을 문서화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안전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