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A 주식회사가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60세로 의무화됨에 따라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시행했습니다. 이에 회사에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 A 주식회사는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의무화되자, 2016년 1월 1일부터 이를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5년 7월 27일 D 노동조합과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을 포함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는 2016년 1월 1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정년이 만 60세까지 연장되지만 만 55세부터 연령에 따라 임금이 점진적으로 감액되는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이며, 미지급된 임금을 회사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유효성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하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임금 지급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핵심은 회사가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법률이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고령자에 대한 차별 금지): 이 조항은 사업주가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가 이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단순히 연령에 따라 임금을 감액한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고, 제도의 도입 목적, 취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합리성을 판단합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 (정년 연장에 따른 필요한 조치): 이 조항은 사업주가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발생하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법률상 허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의 정당한 목적을 인정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효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도입되었습니다. 노동조합법 제33조는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수 근로자의 의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과의 합의가 갖는 법적 효력을 나타냅니다. 법원은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점을 고려하여 그 정당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관련 법리: 대법원은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① 임금피크제 도입의 목적의 타당성, ② 임금 삭감률의 적정성, ③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예: 업무 부담 완화, 고용 보장 등) 유무, ④ 단체협약 등 도입 과정의 적법성, ⑤ 대상 근로자들의 현실적 불이익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정년이 연장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임금피크제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정년 연장으로 인한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인건비 부담 완화 등 정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둘째, 임금 삭감률이 과도하지 않은지 임금 감소에 상응하는 업무량 조정이나 다른 보상책이 마련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노사 간의 합의, 즉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개정을 통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넷째,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기간, 삭감 방식 등이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설정되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충족된다면, 비록 임금 감소가 있더라도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