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에서 발생한 강제 추행 선고유예 사건

피고인 A는 2021년 12월 17일 저녁, 근무 중인 피해자 하사 F에게 접근하여 정수리 부근을 만지고, 손등을 만지며 깍지를 끼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신체 접촉이 없었다고 부인하였으나,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증거들이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유형력 행사가 현저히 약하고 추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6개월의 형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군인으로, 2021년 2월부터 B 부대에서, 이후 2022년 3월부터 C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 피해자 하사 F: 23세 여성 군인으로, 2021년 10월부터 B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2021년 12월 17일 밤 10시경, 피고인 A는 피해자 하사 F가 근무하던 건물 현관 앞에서 피해자를 불러 컨테이너 뒤편으로 데려갔습니다. 이동 중에 피고인은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정수리 부근을 기습적으로 5회 가량 만지며 추행하였습니다. 컨테이너 뒤편에서는 피해자에게 "좋은 감정이 든다"고 말하며 자신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손 손등을 기습적으로 만지고 깍지를 끼었습니다. 피해자가 이를 뿌리치자 피고인은 재차 동일한 방법으로 피해자의 왼손 손등을 만지고 깍지를 끼는 행위를 반복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의 행위가 군형법상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강제추행이 인정될 경우 적절한 형량은 무엇인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 대하여 징역 6개월의 형 선고를 유예한다. 다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의무는 있으나,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 또는 부과하지 않는다.

결론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지인들과의 대화 내용 및 피고인과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었으나, 초범이며 유형력 행사가 약하고 추행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의무이나, 재범 위험성, 범행 경중 등을 고려하여 공개·고지 명령과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군형법 제92조의3 (군인등강제추행)​: 이 조항은 군인 또는 준군인에 대한 강제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군인인 피해자를 추행하였으므로 이 법조가 적용되었습니다.
2. 형법 제37조 (경합범)​: 하나의 판결로 여러 개의 죄를 처벌할 때 형을 가중하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두 차례 강제추행 행위가 경합범으로 인정되어 형이 가중되었습니다.
3. 형법 제53조 (작량감경)​ 및 제55조 제1항 제3호 (감경의 비율)​: 재판부가 형을 선고할 때 범죄의 정상(사안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법정형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유형력 행사가 약하다는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어 감경에 적용되었습니다.
4. 형법 제59조 제1항 (선고유예의 요건)​: 1년 이하의 징역,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리한 양형 요소를 참작하여 징역 6월의 형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5.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성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관할 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 피고인에게도 이 의무가 부과되었습니다.
6.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공개명령)​ 및 제49조 제1항 (고지명령)​: 특정 요건 하에 성폭력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는 명령에 관한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 공개 및 고지 명령을 면제하였습니다.
7.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 및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성범죄자 취업제한 등)​: 이 법률들은 성범죄자들의 아동·청소년 또는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그러나 취업제한명령은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에만 부과할 수 있으므로,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이 사건에서는 취업제한명령이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군대 내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었을 경우:

1. 즉시 증거 확보: 피해 직후 주변 지인에게 사실을 알리거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가해자와의 대화 내역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직후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나눈 메시지가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었습니다.
2.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 사실과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당시 상황, 대화 내용 등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 있는 증거로 인정되려면 구체성, 모순 없음, 그리고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다는 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3. 선고유예의 의미: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형벌의 선고를 일정 기간(통상 2년) 유예하여 그 기간 동안 죄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하게 생활하면 형의 선고가 없었던 것과 같이 되는 제도입니다. 이는 피고인의 전과 유무, 범행의 경중,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4.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면제: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의 종류와 동기, 죄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