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주식 매매로 인한 계약금 반환 사건

피고가 원고에게 주식 매도를 약속하며 계약금을 받았으나, 이후 다른 회사에 해당 주식을 이중으로 매도하여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지자, 원고와 원고의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을 받은 회사가 피고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의 이중매매로 인한 이행불능을 인정하고 계약을 해제하며,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의 효력 시점에 따라 원고와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각기 다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C로부터 주식 4,500주를 30억 원에 매수하기로 계약하고 7억 원의 계약금을 지급한 주식 매수자입니다.
•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 원고 A의 채권자로서, 원고 A가 피고 C에게 받을 계약금 반환 채권 및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압류 및 추심한 회사입니다.
• 피고 C: 원고 A에게 주식 4,500주를 매도하기로 계약하고 계약금을 받았으나, 이후 다른 회사에 해당 주식을 매도한 주식 매도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7년 12월 1일 피고 C와 주식회사 D의 주식 4,500주를 30억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7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잔금 23억 원은 'E역세권 도시개발사업 환지예정지 지정 시'에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10월 22일 피고 C는 환지예정지 지정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원고 A에게 잔금 미지급 시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이후 2022년 1월 25일 피고 C는 F 주식회사에 동일한 주식을 25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이중으로 체결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C의 이중매매로 인해 주식인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며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약금 7억 원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2024년 4월 3일 원고 A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B는 피고 C에 대한 원고 A의 채권(7억 원 포함)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 명령을 받아 2024년 4월 8일 피고 C에게 송달되었고, 이에 주식회사 B도 추심금 청구를 진행했습니다. 피고 C는 원고 A가 잔금 지급을 지체하여 계약이 해제되었고, 이로 인해 주식을 더 낮은 가격에 재매각하게 되어 5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해당 금액을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의 이중 주식 매매가 기존 주식 매매 계약의 이행불능 사유가 되는지 여부,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이 발효되었을 때 원 채권자(원고 A)의 당사자 적격이 어디까지 상실되는지, 그리고 압류 효력이 발생하기 전과 후에 발생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의 귀속 주체가 누구인지였습니다. 또한 피고가 원고의 잔금 지급 지체를 주장하며 제기한 상계 항변의 적절성도 판단 대상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A의 청구 중 원상회복금 7억 원과 2024년 4월 9일부터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채권 압류로 인해 당사자 적격이 없어 각하했습니다.
2. 피고 C는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에게 7억 원 및 이에 대한 2024년 4월 9일부터 2024년 6월 3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3. 피고 C는 원고 A에게 7억 원에 대한 2017년 12월 2일부터 2024년 4월 8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4.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5. 소송비용은 원고 A와 피고 C 사이의 부분은 원고 A가,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와 피고 C 사이의 부분은 피고 C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6. 제2항과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C의 이중 주식 매매로 인해 원고 A와의 주식 매매 계약이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여 계약 해제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C는 원고 A 및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에게 계약금 7억 원과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의 효력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원 채권자와 추심 채권자 간의 청구 권한 범위가 달라지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피고 C가 주장한 원고 A의 잔금 지급 지체 및 그에 따른 손해배상 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민법 제548조(해제의 효과, 원상회복의무)​: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부담하며, 이때 반환할 금전에는 그 받은 날로부터 이자를 가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의 이중매매로 인한 이행불능이 인정되어 원고의 계약 해제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피고는 원고에게 받은 계약금 7억 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채권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승계참가인의 채권압류 및 추심 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4년 4월 8일을 기준으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했고, 이는 원고 A의 당사자 적격 상실 및 지연손해금 귀속 기준 시점이 되었습니다.
• 채권 압류 및 추심의 당사자 적격: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발령되면 제3채무자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는 채권 압류 명령 송달 이후의 7억 원 원금 및 지연손해금에 대해 당사자 적격을 상실했습니다.
• 압류 효력의 범위: 채권압류의 효력은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뒤에 생기는 이자나 지연손해금에도 미치지만, 그 효력 발생 전에 이미 생긴 이자나 지연손해금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2024년 4월 8일 이전까지의 지연손해금은 원고 A에게, 그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B에게 청구권이 인정되었습니다.
• 불확정기한의 도래: 계약상 잔금 지급 기한이 'E역세권 도시개발사업 환지예정지 지정 시'와 같이 불확정적인 경우, 그 기한이 실제로 도래했거나 도래가 불가능하게 되었음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채무 불이행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환지예정지 지정이 불가능하게 되어 잔금 지급 기한이 도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계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금전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소송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높은 이율(연 12%)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이행의무 존부나 범위에 대해 상당한 항쟁을 한 것으로 보아 일부 구간에 대해 민법상 이율(연 5%)을 적용하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 중 일부 인용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만 연 12%를 적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계약 조건의 명확화: 주식 매매 등 중요한 계약을 체결할 때는 잔금 지급 조건, 특히 '환지예정지 지정 시'와 같은 불확정 기한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만약 해당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의 처리 방안(예: 계약 해제 조건, 손해배상 등)을 미리 약정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이중 계약 문제: 매도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다른 계약을 체결하여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매수인은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 등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행불능의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채권 압류 및 추심의 영향: 만약 계약금 반환 채권 등이 제3자에 의해 압류 및 추심되었다면, 원 채권자(계약금 지급자)는 피압류 채권에 대한 소송을 직접 제기할 권리(당사자적격)를 상실하게 됩니다. 대신 채권을 압류한 추심 채권자가 소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압류 통지 시점과 그 효력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의 효력은 제3채무자에게 명령이 송달된 시점부터 발생합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까지 발생한 이자나 지연손해금은 원 채권자에게, 그 이후에 발생하는 부분은 추심 채권자에게 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연손해금 청구 시에는 압류 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기산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상계 주장의 근거: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상계하려는 경우, 채무 불이행 사실과 그로 인한 손해 발생 및 인과관계를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본 사례처럼 불확정 기한의 도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채무 불이행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