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노동
한의사가 환자에게 침 시술을 한 후 환자에게 기흉이 발생하여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의 침 시술과 기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되지만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피해자 D는 2018년 9월 7일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한의사 A가 운영하는 C한의원에 내원했습니다.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폐수혈 등 우측 어깨 주위와 허리 부위에 침 시술을 하였습니다. 시술 9시간 후부터 피해자는 우측 등 통증과 호흡곤란을 겪었으며 2018년 9월 8일 새벽 E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여 우측 기흉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검찰은 한의사 A가 환자의 체격 등을 고려하여 침의 깊이와 각도를 주의 깊게 결정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피해자에게 기흉 상해를 입혔다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의 침 시술과 피해자의 기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피고인이 한의사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원심판결(유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침 시술과 기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침 시술 시 침의 깊이와 각도 등을 결정할 때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형법 제268조)의 성립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 성립하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상해 발생'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증명되어야 합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과관계는 인정되나 주의의무 위반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인과관계의 증명: 재판부는 피해자가 침 시술 후 9시간 만에 기흉 증상을 보였고 시술 전후 기흉을 유발할 만한 다른 질환이나 부상이 없었으며 자연 기흉에서 흔히 관찰되는 폐기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침 시술과 피해자의 기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했습니다. 침 시술로 인한 기흉은 시술 직후가 아닌 수 시간 또는 며칠 후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학적 소견도 고려되었습니다.
2. 주의의무 위반의 증명: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기흉 발생 가능성은 침의 깊이뿐 아니라 환자의 성별, 연령, 체격, 피부 두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례별 편차가 크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주장한 자침 깊이 20mm, 각도 20도가 통상적으로 기흉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라는 점, 그리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 결과 등에서 폐까지의 거리가 피고인이 자침했다고 주장하는 깊이보다 깊은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즉 침 시술이 기흉을 발생시켰을 수는 있지만 피고인이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과실로 기흉을 발생시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즉 증거가 불충분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4.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원심판결 파기 및 자판): 항소법원이 항소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이 사건에서 항소심이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근거가 됩니다.
침 시술 후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 시술로 인한 상해 발생 시 의료 기록, 진단서, 시술 전후 증상 기록 등을 상세히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과 의료 시술로 인한 합병증을 구분하기 위한 의학적 소견이 중요하므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환자의 신체적 특성, 시술 부위의 민감도, 시술 방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상해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술 전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