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사망한 E가 생전에 작성한 유언 공정증서의 무효를 주장하며 A가 B, C, 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는 E가 유언 작성 당시 정신 건강 문제로 의사능력이 없었으며, 유언으로 남긴 부동산을 유언 작성 이후 제3자에게 매각하여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므로 유언이 철회되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E는 2020년 7월 21일 유언 공정증서를 통해 자신의 재산을 상속인들에게 분배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E는 유언 작성 후인 2021년 3월 15일 유언으로 남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E가 사망하자 상속인 중 한 명인 A는 E가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거나, 유증 부동산 매각으로 유언이 철회되었으므로 유언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유언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고인의 유언 공정증서가 의사능력 부족 또는 유증 재산의 생전 처분으로 인해 무효가 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 유언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의 소송을 각하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유언의 무효 여부를 확인하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고인이 유언으로 남긴 부동산을 생전에 이미 매각했음을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유언은 사실상 철회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언의 무효를 별도로 확인받는 소송보다는 상속분이나 유류분 등 구체적인 재산 분배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더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유언 무효 확인 소송은 법률상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각하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이익'에 대한 법리입니다. 법률관계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그 법률관계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만약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다른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면, 단순히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됩니다. 민법 제1106조(유언의 철회 또는 변경)는 유언자가 유언을 한 후에 생전행위로서 유언과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고인이 유언으로 남긴 부동산을 생전에 매각하여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므로, 이는 유언의 유증 부분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원고는 유언의 무효 확인이 아니라 상속분 또는 유류분 등 구체적인 재산권에 대한 이행 청구를 해야 실질적인 법률 분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언자가 유언 이후 유언 내용과 상반되는 행동을 하여 유언을 철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유언으로 특정 재산을 지정했지만 나중에 해당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유언의 해당 부분이 철회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히 유언의 무효를 확인받는 소송보다는, 실제 상속받을 권리나 유류분 청구 등 구체적인 재산권에 대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법적으로 타당한 방법입니다. 불필요한 소송 절차를 피하고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받기 위해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할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