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도주
원고 A는 자신의 화물차량이 피고 차량과 충돌하여 발생한 수리비, 휴차손해, 시세하락 손해에 대해 피고 B 주식회사(보험사)를 상대로 총 40,356,48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의 발생 사실과 그 규모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2023년 3월 29일 오전 7시 30분경 고양시 자유로 3차로를 주행하던 원고의 화물차량이 4차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채 3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려던 피고 차량에 의해 측면을 충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이 사고로 인해 차량 수리비 29,880,400원, 수리 기간 동안의 휴차손해 4,500,000원(1일당 500,000원 x 9일), 차량 시세하락 손해 5,976,080원(수리비의 20%) 등 총 40,356,480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피고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차량 충돌사고로 인한 수리비, 휴차손해, 시세하락 손해의 발생 사실 및 그 규모를 원고가 충분히 입증했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주장된 수리비, 휴차손해, 시세하락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거나 그 정도가 합당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수리비는 견적서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고, 휴차손해는 파손 정도 및 실제 수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시세하락 손해의 경우 차량에 중대한 손상이 발생했음을 입증하지 못해 통상의 손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되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은 타인에게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제되나, 실제 손해 발생 여부 및 그 범위에 대한 입증 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에게 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가해자의 가해행위, 피해자의 손해 발생,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청구자인 피해자가 부담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9다292026, 292033, 292040 판결 등). 수리비 손해의 경우 물건이 훼손되었을 때 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그 수리비가 손해액이 되지만, 실제 수리비 지출에 대한 객관적인 증명이 필요하며 견적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휴차손해는 영업용 자동차가 파손되어 수리가 필요한 경우 수리 기간 동안의 수익 상실 손해도 배상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차량의 파손 정도 및 실제 수리 여부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시세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수리 후에도 차량에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아있거나 주요 골격 부위에 중대한 손상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통상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다248806 판결 등). 충돌사고로 인한 수리 후 항상 상당한 시세하락이 따른다고 보지 않으며(대법원 1982. 6. 22. 선고 81다8 판결 등), 중대한 손상 여부는 사고의 경위, 파손 부위, 수리 방법, 차량의 연식 및 주행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러한 법리에 따라 주장하는 손해를 입증하지 못하여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교통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주장하는 손해의 각 항목(수리비, 휴차손해, 시세하락 손해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수리비는 견적서만으로는 실제 지출을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실제 수리 영수증, 수리내역서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휴차손해는 차량의 파손 정도, 실제 수리 여부와 기간, 영업용 차량의 경우 수익 상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운행일지, 매출 증명 등)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차량 시세하락 손해는 일반적인 수리 후 항상 발생하는 손해로 인정되지 않으며 차량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 중대한 손상이 발생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고 경위, 파손 부위, 수리 방법, 차량 연식, 주행거리, 수리비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 감정서나 관련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청구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증명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