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가 처형인 피해자 B를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검사가 항소한 사건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와 관련자 D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이 있고 사건 정황상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와 처형인 피해자 B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B가 A와 D 부부의 자녀 양육을 돕고 있었습니다. 2022년 7월 21일 오전 8시경 A의 집 부엌에서 B가 요리하던 중 A가 B의 엉덩이에 자신의 성기를 비볐다는 것이 공소사실입니다. 이후 D는 A에 대한 가압류 신청서에 이 사건을 기재했고 B와 D는 A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형사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와 D 사이에 부부 갈등 및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과,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사건 전후의 정황이나 행동이 일반적인 경험칙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피고인 A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사건의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 여러 의문스러운 점이 있고 관련자 D의 진술 또한 피해자의 주장과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며 피고인과 D의 부부 갈등 및 이혼 소송과 관련하여 피해자 측이 법적 절차를 주도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하고 유죄를 인정할 만큼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검사에게 증명 책임이 있음을 의미하며 증거가 부족하여 유죄라는 의심이 들어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가 적용됩니다.
또한 피해자 진술이 공소사실을 인정할 유일한 직접 증거인 경우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 객관적인 정황, 경험칙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야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등)가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여러 모순점과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은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항소심 법원이 제출된 항소 이유를 검토한 결과 1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한다는 원칙을 나타냅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검사가 제기한 항소 이유(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1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아울러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을 재검토하는 역할을 하지만 1심이 증거 조사를 거쳐 무죄로 판단한 경우 항소심에서 일부 반대되는 개연성이나 의문이 제기되더라도 1심의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1심의 판단에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유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등)도 고려되었습니다. 즉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으려면 그만큼 강력한 증거와 논리가 필요합니다.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이 매우 중요하지만 진술의 신빙성은 객관적인 증거, 다른 관련자 진술, 사건 전후의 정황, 경험칙 등과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만약 가족이나 친족 간에 분쟁이 발생하고 이후 형사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 가족 관계의 역학, 다른 법적 분쟁(예: 이혼 소송, 재산 분쟁)과의 연관성 등이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중요한 시점의 기억에 공백이 있는 경우 혹은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거나 다른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는 경우에는 진술의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의 진술 역시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가해자로 지목된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피해 사실을 언급하거나 항의하는 행동이 없었다면 이 또한 사건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