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최저임금 관련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유효성 사건

택시 회사들이 운전근로자들과의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단축한 것이, 개정된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불법적인 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근로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피고 회사에서 운전 업무에 종사했던 일반 택시 운전근로자들
• 피고들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 택시 운송 사업을 하는 회사들

분쟁 상황

피고 택시 회사들은 운전근로자들에게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수입으로 하고, 회사로부터 기본급 등 고정급을 받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2007년 12월 27일, 일반택시운송사업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방식을 정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신설되었고, 2009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후 회사와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단축했습니다. 원고 근로자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퇴직금 등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최저임금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 운전근로자에 대한 특례조항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2008년 이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2008년 임금협정 당시 계산된 시급이 2009년 및 2012년 최저시급을 상회했으므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산업 변화와 다양한 외부 사정 변경으로 인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이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일반택시운송사업 운전근로자 최저임금 특례조항)​: 이 조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특별히 규정합니다. '생산고에 따른 임금' 즉,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제외하고 근로자가 가져가는 초과운송수입금 등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만을 포함하도록 합니다. 이 조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2007년 12월 27일 신설되었습니다.
2.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2 (현행 제5조의3) (최저임금 산입 임금의 범위)​: 위 특례조항에서 언급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합니다.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예: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가산 임금),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예: 식대, 교통비, 경조사비 등)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이 판결에서는 야간근로수당과 특별상여금은 최저임금 산입 임금에서 제외되었고, 정기상여금은 산입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은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하여 정한 근로시간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기준 근로시간(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습니다.
4.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 (근로시간 계산 특례)​: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예: 사업장 밖 근로),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로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택시 운전근로자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고 스스로 운행 시간 등을 결정하는 업무 특성상, 임금협정을 통해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5.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 법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최저임금법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무효를 주장하는 측에서 그 탈법 의도와 실제 근무 형태 등의 변경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판단 기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인정되려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이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2.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증명: 각 임금협정의 유효성은 체결 시점, 간격, 내용 등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됩니다. 원고 측에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3. 산업 변화 및 외부 요인 고려: 법원은 오랜 기간 동안 산업화 및 정보화 진행, 부제 변경, 요금 인상, 콜 서비스 및 스마트폰 앱 도입 등 택시 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정 변경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합니다. 단순히 영업시간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이 변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4. 최저임금 회피 의도 유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계산된 시급이 최저임금을 초과했다면, 객관적으로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받는 임금을 기준으로 최저임금법상 계산된 시급과 비교하여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근로자에게 불리한지 여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택시 운전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단축된 시간만큼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얻을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노사 교섭 과정에서 이러한 배경이 있었는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