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작업 중 추락사고로 인한 근로자 손해배상 판결

원고 A는 피고 B 회사의 근로자로서 피고 C의 공사현장에서 피고 B의 지시를 받아 일하다가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설재에서 추락하여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B와 피고 C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원고에게 장애연금을 지급한 국민연금공단도 피고들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가 근로자 안전 보호 의무를 위반했음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260,260,583원 및 지연이자를, 국민연금공단에게 7,066,325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피고 C에 대한 원고와 국민연금공단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주식회사 B에 고용되어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추락사고를 당해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근로자.
• 피고 주식회사 B: 원고 A를 고용하고 피고 주식회사 C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수행한 회사로, 사고 당시 원고의 사용자.
• 피고 주식회사 C: 'E SHOP' 공사의 도급인으로 피고 주식회사 B에게 공사를 맡기고 가설재를 제공한 회사.
• 독립당사자 국민연금공단: 원고 A에게 사고로 인한 장애연금을 지급한 후 피고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한 공적 기관.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9년 3월 20일 피고 주식회사 B와 일당 219,000원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주식회사 C가 발주한 '황산2 부스터팬 보온 공사'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2019년 3월 22일 오후 3시 50분경, 원고는 덕트 배관 상부 작업을 마친 후, 피고 B의 작업반장 지시에 따라 이동하기 위해 고소작업용 안전벨트, 안전고리, 안전줄 등이 설치되지 않은 덕트 배관에서 내려오려 했습니다. 당시 덕트 배관 옆에 설치되어 있던 바퀴 달린 가설재(피티아시바)에는 네 개의 바퀴를 고정하는 장치인 아웃트리거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원고는 이 가설재의 발판을 밟고 내려오려다가 가설재가 밀리면서 덕트 배관과 가설재 사이의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제2요추 방출형 불안정 골절, 우제5중족골 경부골절, 마미 신경 손상, 좌상완골 대거친면 골절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으며, 치료 후에도 척추손상(노동능력상실율 45%), 방광 손상(노동능력상실율 25%), 발기부전(노동능력상실율 15%) 등 영구적인 장해가 남았습니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승인을 받아 요양급여 58,524,990원, 휴업급여 61,031,570원, 장해급여 49,219,200원을 지급받았고,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는 장애연금 10,094,750원을 지급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근로자인 원고 A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안전 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그리고 피고 주식회사 C가 공사 도급인 또는 공작물 점유자로서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원고가 입은 손해배상액의 범위,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및 국민연금 장애연금의 공제 방식, 그리고 각 당사자의 과실 비율이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 A에게 260,260,583원과 이에 대한 2019년 3월 22일부터 2022년 4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피고 주식회사 B는 독립당사자 국민연금공단에게 7,066,325원과 이에 대한 2021년 10월 22일부터 2022년 4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 A 및 독립당사자 국민연금공단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은 각 당사자의 책임 비율에 따라 분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근로자인 원고 A의 사용자로서 고소 작업 시 필요한 안전벨트, 안전고리, 안전줄 등을 설치하지 않고 고정 장치 없는 가설재를 제공하는 등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원고 A 및 국민연금공단에게 배상할 것을 명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거나 공작물 점유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과실도 30% 인정되어 피고 B의 책임은 70%로 제한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를 강구해야 할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이 사건에서 피고 주식회사 B는 작업 현장에 안전벨트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고정 장치가 없는 가설재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타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위법하게 손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이 사건 사고는 피고 B의 안전조치 소홀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과실상계: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피해자 측의 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이를 참작하여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63조 및 제396조). 본 판결에서는 원고 A가 가설재 발판을 잘못 딛은 과실을 인정하여 피고 주식회사 B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4.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구상권 행사 범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 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 그 보험급여액 한도에서 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은 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범위가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재해 근로자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원고에게 지급한 장애연금 역시 공적 보험의 성격을 가지므로, 피고 B의 과실 비율인 70%에 해당하는 금액만 구상권이 인정되었습니다.
5. 손해배상액 산정 시 산재보험급여 공제: 재해 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중 재해 근로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공제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사용자'를 상대로 한 청구이므로 특정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1다241618, 2018다287935)은 제3자를 상대로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용되지 않았습니다.
6. 공작물 점유자 책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758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 주식회사 C가 가설재를 제공했을 뿐 실제 조립·설치 및 사용 주체가 피고 주식회사 B였으므로, 피고 C의 공작물 점유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작업 현장에서 고소 작업 시에는 반드시 안전모, 안전벨트, 안전고리 등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모든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2. 작업에 사용되는 가설재나 장비의 설치 상태와 안전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바퀴가 달린 이동식 가설재는 반드시 고정 장치(아웃트리거)를 설치하여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3. 사고 발생 시에는 즉시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관련된 모든 의료 기록과 진단서를 보관해야 합니다.
4.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경우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5.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의무를 가지며, 이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6. 공적 보험(산재보험, 국민연금 등)에서 지급받는 급여는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될 수 있으며, 공제 방식과 범위는 구체적인 사안과 법리 적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7. 사고 현장 사진, 동료 근로자의 증언, 안전 관리 기록 등 사고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확보하고 정리해두면 추후 법적 대응 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