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민사사건
정보통신사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가 통신선 공사 중 피고의 목욕탕에 빗물을 유입시켜 천장을 파손시킨 선행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대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며 추후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받았습니다. 약 2년 뒤 같은 목욕탕 탈의실 천장이 다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피고는 선행사고 보수공사의 부실 때문에 이 사고가 발생했다며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선행사고 보수공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없고, 사고 경과와 시간 간격 등을 고려할 때 두 사고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2018년 7월, 주식회사 A의 통신선 지중화 공사 중 지하 통신선 배관이 파손되어 D대중사우나(B 운영) 내부로 빗물이 유입되어 탈의실 천장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책임을 인정하고 보험사를 통해 G업체에 보수공사를 의뢰하여 완료했으며, 2018년 9월 피고에게 보험금 5,149,612원을 지급하고 추후 이와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약 2년 뒤인 2020년 7월 15일, 같은 목욕탕 탈의실 천장 석고보드가 다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의뢰한 G업체의 선행사고 보수공사가 부실하여 천장 구조물의 내구력이 저하되었고, 이로 인해 다시 천장이 붕괴되었다고 주장하며 원고에게 추가 공사비용 664만 원, 휴업손해 420만 원, 위자료 500만 원 등 총 1,584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선행사고 보수공사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자신에게 손해배상채무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통신선 공사로 인한 목욕탕 천장 파손(선행사고) 보수공사의 부실 여부 및 이 부실시공이 약 2년 뒤 발생한 천장 붕괴(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사고 관련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법원은 선행사고 보수공사를 담당했던 G업체가 통상적인 시공기준을 위반했다거나 보수공사 완료 후 하자가 발생하여 피고가 문제 제기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피고가 보수공사 결과를 확인한 후 선행사고 관련 권리 포기 및 민형사상 소송 제기 불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 사고와 선행사고 사이에 약 2년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G업체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으로, 채무의 존재 여부가 다횔 때 채무자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 발생 원인 사실을 부정하면 채권자(이 사건의 피고)가 권리관계의 요건 사실에 관하여 주장 및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여기서 핵심 법리는 '상당인과관계'입니다.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려면 가해 행위(여기서는 부실시공 주장)와 손해(이 사건 사고) 사이에 객관적으로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즉, 부실시공이 없었다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높게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부실시공과 이로 인한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보수공사가 통상적인 시공기준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었고, 보수공사 완료 후 하자가 발생했다는 문제 제기도 없었으며, 선행사고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약 2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존재한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이는 손해배상책임의 요건 중 하나인 인과관계 입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경우, 완벽한 복구를 위해 신중한 검토와 확인이 필요합니다.
보수공사 후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업체가 제시하는 시공 방식이나 사용 자재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문제 상황을 고려하여 합의 내용과 범위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일체의 권리 포기'와 같은 문구는 장래의 권리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했을 경우, 이전에 발생했던 사고나 보수공사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사고 전후의 사진, 공사 기록, 전문가의 의견서 등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