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패널 보온 작업 중 화재 발생 사건

건물 사무실의 수도관 보온 작업을 하던 중 그라인더 불꽃이 인화성이 강한 우레탄폼으로 튀어 화재가 발생하여 건물이 전소된 사건입니다. 건물 시설관리 책임자이자 작업 지시자인 C와 실제 작업을 수행한 일용직 노동자 A, B는 모두 화재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업무상실화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A, B는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C: 'E 사무소'의 대표이자 건물 시설관리 책임자이며 수도관 보온 작업을 지시한 자
• A, B: C의 지시를 받아 그라인더로 샌드위치 패널을 절개하고 우레탄폼을 쏘는 보온 작업을 수행한 일용직 노동자들

분쟁 상황

2021년 12월 31일 오후 1시 35분경, 포천시 D에 위치한 'E 사무소' 건물 뒤편에서 피고인 C의 지시로 A와 B가 수도관 보온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은 샌드위치 패널을 그라인더로 절개하고 그 틈새에 우레탄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휘발성이 강한 우레탄폼 주변에 인화성 물질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그라인더 불꽃이 우레탄폼으로 튀지 않도록 일정 거리를 유지하거나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소화기도 미리 구비하지 않았습니다. 시설관리 책임자인 C 또한 이러한 위험한 작업 중에 작업자들에게 안전 지시나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라인더에서 발생한 불꽃이 우레탄폼에 옮겨붙어 불이 사무소 건물 전체 30평을 태워 약 2억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핵심 쟁점

그라인더와 우레탄폼을 사용하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자들과 작업 지시자 모두가 화재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 점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벌금 500만 원과 2년간의 집행유예, 그리고 40시간의 복지시설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도 피고인 A와 동일하게 벌금 500만 원, 2년간의 집행유예, 40시간의 복지시설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C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이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미리 납부하도록 하는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결론

피고인들은 모두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건물 화재를 발생시킨 업무상실화 혐의가 인정되어 벌금형에 처해졌습니다. 특히 작업 지시자인 C는 전문가로서의 더 큰 책임이 인정되어 더 높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법 제171조(업무상실화)​: 업무상 과실로 인해 불을 내어 타인의 건물 등을 태운 경우에 적용되며, 일반 실화(형법 제170조)보다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각자의 업무와 관련하여 화재 예방 의무를 소홀히 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70조(실화)​: 과실로 인해 불을 내어 타인의 건조물 등을 소훼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업무상실화는 이러한 실화 행위가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했을 때 성립합니다.
• 형법 제166조 제1항(현주건조물 등 방화)​: 사람이 현재 살거나 사용하는 건조물 등을 불태워 소훼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불이 난 대상물이 사무소 건물이었기에, 업무상실화로 인해 '현주건조물에 준하는' 피해가 발생했음을 명시하는 의미로 인용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모두가 범죄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C, A, B가 공동으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화재를 발생시켰으므로 공동정범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벌금 미납 시 노역장 유치)​: 벌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할 경우, 벌금액에 상응하는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여 강제 노역을 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형을 선고하되, 일정 기간(1년 이상 5년 이하)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그 기간 동안 특정 조건을 지키면 형이 면제되는 제도입니다. 주로 범죄 전력이 없거나 죄질이 경미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 형법 제62조의2 제1항(사회봉사명령)​: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 유예기간 동안 사회봉사나 수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피고인 A, B에게 사회봉사 명령이 함께 내려졌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34조(가납명령)​: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때,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미리 벌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납부하도록 명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벌금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할 때 내려집니다. 피고인 C에게 이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참고 사항

인화성 물질을 다루거나 불꽃이 발생하는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 안전 수칙 준수: 용접, 절단, 그라인더 작업 등 불꽃이 튀거나 고열을 발생시키는 작업 시에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숙지하고 따라야 합니다.
• 화재 예방 장비 구비: 작업 현장 주변에 소화기, 불꽃 차단막(방염포) 등을 미리 비치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 인화성 물질 관리: 우레탄폼, 페인트, 유기용제 등 인화성 물질은 작업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하고, 작업 시에는 필요한 양만 가져다 사용해야 합니다.
• 작업 환경 점검: 작업 전 주변에 불이 붙을 만한 물질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작업 중에도 주기적으로 안전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 안전 교육 및 감독: 관리자나 작업 지시자는 작업자들에게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작업 진행 중에도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철저히 감독해야 합니다.
• 적절한 작업 지시: 위험성이 높은 작업의 경우, 여러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기보다는 한 공정이 완전히 마무리된 후 다음 공정을 시작하는 등의 안전한 작업 방법을 지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