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피고인 A과 B는 평소 알고 지내던 'D'로부터 중국 유학생들을 위한 환전 일을 제안받아 불법 환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자신들의 은행 계좌가 금융사기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D'의 지시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 자금을 입금받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인출·환전책'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피고인 A은 총 206회에 걸쳐 약 12억 8천만 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했으며, 피고인 B는 총 72회에 걸쳐 약 7억 4천만 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했습니다. 또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3억 원 이상(A), 2억 원 이상(B)의 사기 피해금을 편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돈의 불법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에 거점을 둔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과 관련하여 발생했습니다. 이 조직은 총책, 중간 총책, 콜센터 기망책, 인출책, 송금책, 대포물건 모집책, 중계소 관리책, 현금수거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하여 활동했습니다. 피고인 A과 B는 평소 알고 지내던 'D'로부터 '중국 유학생 환전' 명목으로 접근받아 처음에는 불법 환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자신들의 계좌가 거래정지되고 '전기통신금융사기이용계좌'로 명시되는 등 수상한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D'의 지시에 따라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받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인출·환전책' 역할을 계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한국인 명의 계좌로부터 자금을 이체받았으며, 이 돈은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편취된 것이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조직적인 사기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피고인들이 'D'와의 환전거래를 통해 받은 돈이 범죄수익임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범죄수익을 은닉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범죄수익 은닉 및 사기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계좌 정지 통보 등 여러 이례적인 상황에도 피고인들이 불법적인 거래를 계속한 사실이 고의성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압수된 증거물(제14호는 A로부터, 제59호는 B로부터)을 몰수하고, 피고인 A으로부터 19,210,000원을, 피고인 B로부터 22,290,000원을 각각 추징하며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배상신청인 C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D'와의 장기간 다액의 환전거래 규모, 거래 주기의 비정상성, 한국인 명의 계좌에서 돈이 입금된 사실, 그리고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이용계좌'로 정지되었음에도 거래를 계속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돈의 불법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범죄에 가담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비록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노력을 했고 국내 전과가 없다는 점이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되었지만, 보이스피싱 범행의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고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이 법은 누구든지 중대범죄와 관련된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감추거나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위장해서는 안 되며, 특정 범죄를 조장하거나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위장할 목적으로 범죄수익 등을 숨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으로 얻은 돈을 불법 환전인 것처럼 위장하고 인출·이체함으로써 이 법률을 위반했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 제1항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의 금지 등): 이 법은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 전자적 방식을 이용한 전기통신을 통해 타인을 기망·공갈하여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의 돈을 이체받아 편취함으로써 이 법률을 위반했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이익을 얻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함께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으므로 사기죄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경우, 각자가 그 죄의 전체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됩니다. 피고인들은 'D' 및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함께 범죄를 공모하여 각자의 역할을 수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았습니다. 미필적 고의: 피고인들이 범죄수익임을 명확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여러 객관적인 정황(장기간 비정상적인 거래, 계좌 정지 사유 명시 등)을 통해 피고인들이 범죄사실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나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을 무시하고 행위를 지속한 경우에도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 환전 등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은 대부분 불법적인 사기나 범죄수익 은닉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대신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송금해달라는 요청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 자금 세탁에 이용될 위험이 매우 크므로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도 계좌를 빌려주거나 대신 거래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자신의 계좌가 '금융사기 의심 계좌' 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이용 계좌'로 정지되었다는 알림을 받으면 즉시 해당 금융기관에 문의하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거래를 계속하는 경우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자신의 계좌로 예상치 못한 금액이 입금되거나, 입금자가 특정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수상한 입금이 이루어진다면 출처를 확인하고 금융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 노동자의 임금' 등 불분명한 설명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범죄 자금임을 명확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인 정황상 범죄일 가능성을 인식했거나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행위를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