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살인 · 노동
공동 시공사인 A, B 주식회사와 하도급업체 D 주식회사의 공사 현장에서 안전 관리 책임자인 C(A 주식회사 현장소장)와 E(D 주식회사 현장소장)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 및 업무상 과실로 근로자 L이 개구부에서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법원은 각 회사 및 개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여 벌금형을 선고하고, E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2021년 9월 17일, 화성시의 한 건설 현장 K동 8층 엘리베이터 홀에서 하도급업체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L이 높이 약 0.8m의 말비계에 올라서서 엘리베이터 홀 창호 개구부 주변 벽면 견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은 작업 중 개구부 밖 25m 아래 지면으로 추락할 위험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관리 책임자인 피고인 E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충분한 강도의 수직형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약 1.35m까지만 설치되어 작업 중인 피해자의 상체와 하체 일부가 노출됨). 또한 안전대를 착용하더라도 이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앵커 등 설비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피고인 C는 공정 순서를 조정하여 창호 설치 공정을 먼저 실시함으로써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개구부 벽면 견출 작업을 진행하도록 지시했으며, 피고인 E 역시 창호 설치 여부를 점검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 L은 같은 날 14시 58분경 개구부 앞에서 작업 중 추락하여 15시 57분경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이 외에도 피고인 C는 2021년 9월 27일에서 28일 사이, 추락 및 붕괴 위험이 있는 장소 9개 항목에 대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도 추가로 인정되었습니다.
건설 현장 안전 관리 책임자들이 추락 위험이 있는 작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요한 안전 조치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가 사망에 이른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개구부 방호 조치 미흡, 안전대 사용을 위한 설비 미설치, 공정 순서 미조정 등의 과실 여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피고인 A 주식회사에게 벌금 4,000,000원, 피고인 B 주식회사에게 벌금 2,000,000원, 피고인 C에게 벌금 6,000,000원 (미납 시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 유치), 피고인 D 주식회사에게 벌금 6,000,000원, 피고인 E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과 업무상 과실로 근로자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을 인정하여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피고인 C에게는 동종 전과가 없고, 피해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현재는 지적된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 조치를 완료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점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와 같이 형을 정하고, 피고인 E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에 해당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은 사업주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이 조치에는 개구부에 충분한 강도의 방호 조치 설치, 추락 방호망 설치가 곤란할 경우 안전대 착용 및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마련 등이 포함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이 관계수급인(하도급업체)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시설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해야 함을 명시하여, 원청 사업주(A, B 주식회사)와 그 현장소장(C)에게 하도급 근로자(L)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및 제168조 제1호는 이러한 안전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그 외 안전 조치를 위반한 경우에 대한 벌칙을 규정합니다. 특히 근로자 사망 시에는 더욱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는 양벌규정을 포함합니다. 이 조항에 따라 현장소장 C와 E의 위반 행위에 대해 각각 A, B 주식회사와 D 주식회사에도 벌금형이 부과되었습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는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현장소장 C와 E는 안전 관리 책임자로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므로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는 원칙에 따라, C와 E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 행위가 동시에 업무상 과실치사의 결과까지 초래했으므로 적용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법령들을 적용하여, 사업주와 안전 관리 책임자들의 안전 관리 소홀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진 점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에게 처벌을 내렸습니다.
건설 현장 관리자는 작업 전 위험 요소를 철저히 평가하고 필요한 안전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특히 추락 위험이 있는 개구부 작업 시에는 작업자의 신체 부위가 노출되지 않도록 충분한 높이의 추락 방호망을 설치하거나, 안전대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설비를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여러 공정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먼저 수행하여 전체적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공정 순서 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원청과 하청 모두 각자의 안전 관리 책임이 있으며, 하청 근로자의 안전에 대해서도 원청이 총괄적인 안전 조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안전 관리자는 현장 점검을 통해 안전 조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은 즉시 시정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 피해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는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안전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은 별도로 엄중히 다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