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재개발조합 설립 인가 무효 주장 판결

이 사건은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재개발사업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들이 피고인 성북구청장이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에 대해 내린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들은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의 시점, 조합정관 첨부 여부, 동의서 내용의 공란, 동의율 산정의 오류 등 여러 가지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이 사건 사업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들로, 재개발 조합 설립 인가의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 피고: 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으로,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을 인가한 행정청입니다.
• 피고 보조참가인: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 피고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유효함을 주장하며 소송에 참가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분쟁은 주택재개발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조합 설립 인가의 유효성을 둘러싸고 발생했습니다. 서울 성북구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들이 성북구청장이 인가한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그 무효 확인을 구한 사건입니다. 주로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 절차, 조합설립 동의서 작성 및 동의율 산정의 적법성 등이 문제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이 무효인지 여부.
2. 조합설립 동의서에 조합정관 자체가 첨부되지 않아 인가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3. 조합설립 동의서의 '신축건축물 설계 개요' 및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란이 공란으로 제출되어 무효인지 여부.
4. 동의율 산정 과정에서 일부 토지등소유자 누락, 동의자 수 오산정, 소재불명자 분류 오류, 동일세대 중복 동의권 행사, 동의서 위조 등의 하자가 있어 인가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 시점 관련: 당시 적용되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구 도시정비법)은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동의 시기를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후로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또한, 정비예정구역과 실제 사업구역의 위치와 면적이 거의 동일하게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점, 당시 건설교통부의 업무처리기준도 정비구역 지정 전 추진위원회 승인이 가능하다고 정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전에 이루어진 승인이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거나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조합정관 미첨부 관련: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은 동의서에 '조합정관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조합정관 자체를 첨부하도록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정관은 창립총회에서 의결되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설립 이전에 확정된 정관을 첨부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며, 동의서에 정관 초안에 관한 사항이 언급되고 창립총회에서 정관이 확정 의결되었다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조합설립인가신청서에는 동의서와 별도로 조합정관을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동의서에 정관이 없었다고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동의서 공란 기재 관련: 행정청은 동의서에 법정사항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심사할 뿐, 토지등소유자가 동의서를 제출할 당시부터 특정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는지 여부까지 심사할 권한이나 의무는 없습니다. 조합설립인가신청 당시 제출된 동의서에 법정사항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동의 당시에 일부 내용이 공란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이 사건 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4. 동의율 산정 하자 관련:
   • 토지등소유자 누락 주장: 원고들이 주장한 4명은 이 사건 사업구역 밖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의 소유자이므로 동의율 산정에서 누락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동의자 수 오산정 주장: 제출된 동의서의 총수는 371매인 사실이 인정되어 원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 소재불명자 분류 오류 주장: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은 공부상 주소와 현재 주소가 상이한 경우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봅니다. 추진위원회가 R의 소재 확인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주소불명으로 반송되었고, 공고 후에도 권리신고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R은 소재불명자로 분류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동일세대 중복 동의 주장: 이 사건 처분 당시 법령에는 수인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경우 그 대표 1인만을 토지등소유자로 산정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조합 정관의 해당 조항은 조합설립 등기 이후에 시행되므로 처분 당시의 준칙이 될 수 없고, 이후 개정된 법령의 취지도 투기 방지 및 형평을 위한 것이지 동의자 수 산정 기준은 아니라고 보아 원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동의서 위조 주장: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를 믿기 어렵고, 달리 위조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으며, 설령 위조되어 무효라 하더라도 동의율은 여전히 충족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 및 그 시행령이 적용되었습니다.

• 구 도시정비법 제13조 제2항 (추진위원회 구성 및 승인): 이 조항은 추진위원회 구성 시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추진위원회 구성 동의 시기를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후로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비구역 지정 이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 승인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5호 (조합설립 동의서 내용): 이 조항은 동의서에 '조합정관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규정이 정관 자체의 첨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사항이 포함되면 충분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조합정관은 조합원 총회에서 확정되므로 설립 이전에 첨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 행정처분 무효 사유 판단 법리: 법원은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가 되려면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했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원고들이 주장한 추진위원회 승인 시점의 문제나 동의서 내용의 공란 등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자수 산정방법): 이 조항은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 1필지 또는 1건물이 수인 공유일 경우 대표 1인, 토지 지상권 설정 시 소유자와 지상권자 대표 1인, 1인이 다수 필지/건물 소유 시 1인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수인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때에 그 대표 1인만을 산정한다'는 규정은 당시 법령에 없었으며, 2009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9조 제1항의 취지는 동의권 산정보다는 조합원 지위 부여(투기 방지)에 있다고 해석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4호 (소재불명자 제외): 이 조항은 공부상 주소와 현재 주소가 상이하고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자를 토지등소유자 수에서 제외하도록 합니다. 법원은 주민등록번호 기재 여부와 관계없이 추진위원회가 소재 확인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확인되지 않았다면 소재불명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 참여 시 다음 사항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사업 단계별 법규 확인의 중요성: 재개발 사업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마다 적용되는 법규(특히 개정 전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처럼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 시점의 적법성 논란은 당시 법규정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는 개정된 법규가 적용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 조합설립 동의서 내용의 꼼꼼한 확인: 조합설립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조합정관, 신축 건축물의 설계 개요, 건축물 철거 및 신축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 비용 분담 계획 등 중요한 정보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내용이 공란으로 제출될 경우 나중에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충분한 정보를 확인하고 동의해야 합니다.
• 동의율 산정의 정확성 검토: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동의율 산정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본인이 토지등소유자로 정확히 포함되었는지, 소재불명자 처리 기준은 적법하게 적용되었는지, 동일 세대원 또는 한 사람이 여러 필지를 소유한 경우의 동의권 산정 방식이 법령에 맞는지 등을 확인하여 잘못된 산정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행정처분 무효 요건의 엄격한 적용: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와 같은 행정처분이 무효가 되려면 단순히 절차상 위법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무효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경미한 절차상 흠이 있다고 해서 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