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육군 중사 I이 독신자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 A와 B는 망인이 업무 스트레스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사망했으므로, 군단체보험을 체결한 피고 보험사들(C, D, F, G, H)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보험 약관에 따라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 지급 의무가 면책된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사망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망인의 부모가 제기한 보험금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군인 I이 2018년 6월 10일 독신자 숙소 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망인의 부모는 망인이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업무 및 대인관계에서 큰 스트레스와 자괴감을 겪었으며, 사망 직전 술자리에서 동료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듣고 과도하게 음주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의사능력을 상실하여 우발적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보험 약관에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있고,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로 인해 망인의 부모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군인 I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당시 업무 스트레스와 음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와, 이로 인해 보험사의 고의적 자해 면책 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원고 A와 B가 피고 보험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각 보험금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망인이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기록이 없고, 복무적응도 검사에서 '정신건강 양호' 판정을 받은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숙소 출입문 건전지를 분리하고 화장실 수건걸이에 충전기 선으로 매듭을 묶어 목을 매는 등 자살 방법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망 전 음주 사실이 있었지만, 당시 특이한 언행이 없었고 직접 대리기사를 부르는 등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약물이나 술에 취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방부의 순직 결정이나 유족연금 지급 판결은 '공무상 인과관계'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 기준인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능 상태'와는 다르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보험 약관상의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며, 보험사의 면책 사유가 적용된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자살과 관련하여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법리가 주로 적용되었습니다.
상법 제659조 제1항 (보험자의 면책사유): 이 조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보험자인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자살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이 면책 조항을 적용했습니다.
상법 제732조의2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의 자살): 이 조항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에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지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이 판례의 핵심은 망인이 자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를 판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그러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보험사의 면책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49713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사의 면책사유로 규정할 때, 그 자살은 '자기의 생명을 끊는 것을 의식하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자기 생명을 절단하여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경우는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재해)에 해당한다고 해석합니다.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등 참조):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자살자의 나이, 성향,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경과, 자살 직전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둘러싼 주변 상황, 자살 당시의 행태, 자살 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 동기, 경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자살로 인한 보험금 청구 시에는 피보험자가 사망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음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나 음주 사실만으로는 이러한 상태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소 정신 건강 상태, 정신과 치료 기록, 사망 직전의 구체적인 심리적, 신체적 상황, 자살 행위의 계획성 또는 충동성 여부, 음주나 약물 복용이 의사결정에 미친 영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국방부의 순직 결정이나 국가유공자 인정 여부와 같이 공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다를 수 있으므로, 각기 다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합니다. 자살 방법이 의도적이거나 계획적으로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인정받기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