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박/감금 · 압류/처분/집행
피고인은 2023년 8월 2일 밤 부산의 한 술집에서 안주가 늦게 나온다는 이유로 술집 업주 B에게 스테이크용 칼을 휘두르며 협박하고, 이를 말리던 다른 손님들 E와 F에게도 같은 칼로 위협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피해자 B, E와는 합의했으나 F의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피고인이 술집에서 안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술집 업주 B에게 시비를 걸었고, 테이블에 있던 날길이 12cm의 스테이크용 칼을 들고 주방에 있는 B에게 다가가 허공에 휘두르며 "눈깔 판다. 배를 갈라버린다"고 위협했습니다. 이때 다른 손님들인 E와 F가 피고인을 말리자, 피고인은 이들에게도 칼을 내려찍을 듯이 휘두르며 "니도 눈깔 맘에 안 든다. 내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데"라고 위협했습니다.
스테이크용 칼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술집 업주와 다른 손님들을 협박한 행위의 유무죄 판단 및 적절한 형량 결정입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배상명령 신청에 대한 처리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에게 징역 1년과 그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협박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범행 직후 스스로 칼을 버린 점, 피해자 B, E와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해자 F에게 100만 원을 형사공탁하고 F도 선처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점, 그리고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불량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배상명령 신청은 피해자들과의 합의 및 공탁으로 인해 각하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284조, 제283조 제1항에 따른 '특수협박죄'에 해당합니다. 스테이크용 칼처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해를 가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여 사람을 협박하면 특수협박죄가 성립되며, 일반 협박보다 가중 처벌됩니다.
피해자 E와 F에 대한 협박은 동시에 이루어졌으므로 형법 제40조, 제50조에 따라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이는 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할 때 가장 중한 죄에 정해진 형으로 처벌하는 원칙입니다. 반면, 피해자 B에 대한 협박과 E, F에 대한 협박은 별개의 행위로 보아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따라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었습니다. 경합범은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각 죄를 따로 처벌하지 않고 가장 중한 죄의 형에 일정 비율로 가중하여 처벌하는 방식입니다.
피고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가 적용되었습니다. 집행유예는 죄를 인정하여 형을 선고하되, 일정한 기간 동안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이 사회에서 자숙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이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며, 피해자들의 처벌 불원 의사가 있었던 점 등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된 것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것입니다. 이 조항은 범죄 피해자가 형사재판에서 간편하게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배상명령'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나, 배상액 산정이 어렵거나 이미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은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 B, E와 합의가 이루어졌고, F에게는 공탁금이 지급되었으므로 배상명령의 필요성이 사라져 각하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분쟁이 발생하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즉시 자리를 피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여 추가적인 피해나 범죄를 예방해야 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사람을 협박하는 행위는 일반 협박보다 훨씬 무거운 '특수협박죄'에 해당하며,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범죄로 인해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이는 매우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하여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범죄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피해액이 명확히 산정되기 어렵거나 합의가 어려운 경우에는 '형사공탁' 제도를 활용하여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음주 상태에서의 범죄는 심신미약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오히려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되어도 그 죄질이 가볍지 않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