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육
고등학교 기간제 영어교사 A가 자신이 가르치던 만 17세 학생인 피해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되어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피고인 A는 피해자와의 성관계가 쌍방의 합의에 의한 것이며 피해자가 온전히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나이,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에서 오는 권력 불균형, 그리고 피해자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의 유죄 판결과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는 자신이 가르치던 만 17세 고등학생 피해자와 학교 밖에서 여러 차례 만나 승용차 안이나 호텔 등에서 성관계를 하거나 유사 성행위를 했습니다. 피해자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의 만남 및 성관계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고 학교 선생님인 피고인으로부터 불이익을 입을까 염려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 및 피해자 아버지의 연락과 권유로 인해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며 스스로 성관계를 주도했다고 말했습니다.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성적 학대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피고인 A와 만 17세 학생인 피해자 사이의 성관계가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피해자가 당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관련된 법리 적용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만 17세로 성적 가치관 형성 과정에 있었으며, 만 31세의 기혼 교사였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명확한 권력 불균형이 존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교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심리적 취약 상태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성관계에 나아간 것이므로, 이는 아동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을 저해하는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는 주로 '아동복지법'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의 입법목적(제1조)은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복지를 보장하는 것이며, 기본이념(제2조 제2항, 제3항)은 아동이 차별받지 않고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정의(제3조 제7호)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학대행위'가 포함됩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의미하며, 성폭행에 이르지 않은 성적 행위라도 성적 도의 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법원은 아동·청소년은 아직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고 타인의 성적 침해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이나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판결은 교사와 학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서 성인의 우월적 지위와 아동·청소년의 미성숙함을 고려하여, 단순한 '동의'만으로 성적 학대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중요한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건강을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외견상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를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교사-학생과 같이 나이 차이가 크고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명확한 관계에서는 성인 측이 관계의 주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경우 학생의 '동의'는 권력 관계에서 기인한 심리적 압박이나 취약성에 따른 것일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적 학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나이, 성별, 관계, 행위 경위 및 태양, 피해 아동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 형성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 번복이 있었더라도, 그 번복 경위나 외부적 영향(가해자나 부모 등의 개입)이 확인되면 최초 진술의 신빙성이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교육자는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지도할 의무가 있으므로, 학생을 성적 욕구 충족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매우 중대한 범죄로 취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