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의 정년 후 계약 갱신 거절 유효성 다툼 사건

이 사건은 정년 퇴직 후 촉탁직으로 고용되어 버스 운전 기사로 근무하던 원고가, 회사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원고는 여러 차례 계약 갱신 관련 분쟁을 겪었고, 특히 2021년 11월부터는 '5030 운행'을 이유로 회사의 지시와 달리 임의적인 감회 운행을 하다가 세 차례 징계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원고의 잦은 업무 지시 위반과 이로 인한 회사 손해를 근거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는데, 법원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만, 회사의 갱신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 소속의 버스 운전 기사로, 정년이 지난 후 촉탁직으로 고용되어 근무했으나 계약 갱신이 거절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원고 A의 고용을 승계한 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 H 노동조합: 원고 A가 소속된 소수 노동조합입니다.
• 교섭대표노동조합 (Q단체 R노동조합 S지회): 피고 회사의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촉탁직 근로자의 재고용 심사에 참여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5년 만 63세에 버스 회사에 촉탁직으로 입사한 후 여러 차례 근로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하며 근무했습니다. 2017년 첫 정년 도래 시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으나 노동위원회를 통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했습니다. 이후 2020년에도 갱신 거절 통보를 받았으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 다시 복직하며 회사와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건강 및 근무 성적에 문제가 없을 경우 1년 추가 고용을 연장하기로 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1월부터 원고는 '5030 준법 운행'을 이유로 회사의 배차 시간표와 달리 저속 운행 및 임의적인 감회 운행을 지속했습니다. 회사는 원고에게 정상 운행을 요청하고 세 차례 정직 5일의 징계 처분을 내렸음에도 원고는 계속해서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사는 2022년 12월 30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2023년 1월 2일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년 이후 촉탁직으로 고용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2. 만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사용자인 회사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3. 회사가 원고에게 내린 징계가 부당한 업무지시 거부에 대한 정당한 행위였는지, 혹은 징계 절차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로는 회사의 노사보충합의서 및 단체협약에 갱신 규정이 있고, 2021년 5월 합의서에 갱신 요건이 명시되어 있으며, 촉탁직 근로자들의 높은 갱신 비율과 원고의 지속적 업무 수행, 그리고 계약 갱신 거절 심의 당시 원고의 건강이나 사고, 민원 내역에 문제가 없었던 점 등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의 계약 갱신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와 회사 간 2021년 5월 합의서에 갱신 요건이 명시되어 있었고,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원고는 회사의 세 차례 징계에도 불구하고 업무 지시를 계속 위반하며 임의적인 감회 운행을 반복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는 인천광역시로부터 약 1,818만 원 상당의 재정 지원금 차감이라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감회 운행이 정당한 행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갱신 거절이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심의를 통해 결정되었으며, 소수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 참여 배제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 해도, 이는 갱신 거절 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판단이므로 회사가 당시 이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4.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심사 절차 미통보 주장에 대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경우 해고와 같이 엄격한 절차적 준수가 요구되지 않는다고 보아 절차상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회사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청구(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를 모두 기각했으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례에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리와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1.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및 갱신 거절의 합리성 원칙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은 원칙적으로 기간 만료 시 종료됩니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갱신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근로자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와 동일하게 무효가 됩니다.
   • 정년이 지난 고령자의 경우, 해당 직무의 성격,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합니다.
   •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때 사용자가 갱신을 거절하려면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직무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갱신 요건과 절차의 운용 실태, 근로자의 귀책 사유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증명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의 서면 통지):

   •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그 효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기간제 근로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3.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 (2019. 4. 17. 행정안전부령 제109호로 개정된 것):

   •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따라 일반도로 및 주택가 도로의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한 규정입니다. 원고는 이 규정을 근거로 감회 운행을 했으나, 법원은 인천광역시의 '운행계통 적용원칙'이 특정 속도로 운행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원고의 임의 감회 운행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4.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 (연장 근로의 제한):

   •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으면 1주간 12시간을 한도로 연장 근로를 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원고는 회사의 배차 시간표 준수 시 연장 근로가 강제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불기소 처분과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연장 근로가 강제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한 분들은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계약 갱신 기대권: 기간제 근로자라도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갱신 규정이 있거나 실제 사업장에서 갱신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년이 지난 고령자의 경우에도 해당 직무의 성격, 업무수행 능력, 연령에 따른 업무 저하 정도, 고령자 근무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갱신기대권이 판단됩니다.
•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사용자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갱신 거절은 유효합니다. 합리적 이유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직무 내용, 근로자의 귀책 사유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특히, 근로자가 반복적으로 회사의 정당한 업무 지시를 위반하거나, 이로 인해 회사에 실제적인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중요한 갱신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 업무 지시 준수: 고령자나 촉탁직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정당한 업무 지시에는 성실히 따라야 합니다. 단체 행동이나 내부 규칙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거나 회사에 손해를 입힌 이력이 있다면, 이는 추후 계약 갱신 심사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증거 자료 확보: 분쟁 발생 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 회사와의 합의서, 징계 관련 서류, 업무 지시 내용, 자신의 업무 수행 기록 등 모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