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망인이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과거 우울증 치료 이력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아 고지의무를 위반했습니다. 이후 망인이 사망하자 유족들이 사망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어 유족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망인은 피고 보험사와 2021년 6월 29일 사망 시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하는 종신보험 계약 및 사망보장특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청약서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2017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45회에 걸쳐 항우울제(명인트라조돈캅셀)를 399일간 투약받은 사실을 숨기고 '아니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후 2021년 10월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하고 2022년 1월 '췌장 체부 암' 진단을 받은 뒤, 2022년 2월 피고에게 암 진단비 등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보험사는 손해사정 조사 과정에서 망인의 과거 우울증 치료 이력을 확인하였고, 이를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아 2022년 3월 25일 사망보장특약을 해지했습니다. 망인은 2024년 10월 30일 사망했고,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에게 사망보험금 총 50,000,000원(원고 A에게 21,428,571원, 원고 B, C에게 각 14,285,714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보험 계약자가 계약 체결 당시 중요한 병력을 알리지 않은 것이 상법상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사망보험금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보험사의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망인이 보험 계약 체결 전 5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상법 및 보험 약관상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한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이를 이유로 사망보장특약 계약을 해지하고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아, 망인의 유족들이 청구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보험 계약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와 관련된 상법 규정 및 보험 약관이 주로 적용되었습니다.
1. 상법 제651조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이 조항은 보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시 청약서에서 질문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경우,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망인은 약 4년간 45회에 걸쳐 통원하며 항우울제를 투약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약서 질문 중 '최근 5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질병을 진단받거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변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망인의 과거 정신과 치료 이력이 보험사가 보험인수 여부 및 조건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망인이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 됩니다.
2. 상법 제655조 (계약해지의 효과): 이 조항은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다만,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험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망인의 과거 우울증 치료 이력(명인트라조돈캅셀 399일 투약)이 보험인수 심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이므로,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망인의 사망 원인인 췌장암과 우울증 치료 이력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은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보험 약관 규정: 이 사건 보험계약의 주계약 약관 제13조 및 제14조는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청약할 때 중요한 사항을 사실대로 알려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법상 고지의무를 구체화한 약관 조항으로, 법원은 이러한 약관 규정 역시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보험사의 계약 해지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험사가 요구하는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에 대해 과거 병력이나 치료 이력을 작은 증상이라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우울증 치료나 약물 투약 이력과 같은 정신 건강 관련 내용도 보험 계약 체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고지 사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나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 계약이 해지되거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보험 가입 전 고지 의무를 소홀히 하면 보험금 청구 시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청약서 작성 시 모든 질문에 신중하고 정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