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망인이 우울증 등을 앓다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어 자살로 추정되었고 유족이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가 자살은 면책 사유라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유족은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유족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된 사례입니다.
망인 C는 2015년 피고 보험사와 상해사망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망인은 2023년 11월 동거인 F와 헤어진 후 2024년 2월 20일 자택 거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망인이 신변을 비관하여 약을 복용하고 자살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망인의 딸이자 유일한 상속인인 원고 A는 2024년 3월 11일 피고에게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피고는 2024년 3월 26일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망인이 사망 직전 만성 알코올 의존증후군과 우울증으로 치료받았고 동거인과 헤어진 후 불면과 식욕부진, 저칼륨혈증 등으로 심신이 쇠약해졌으며 사망 직전에는 망상 증세를 보이다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으므로 피고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망보험에서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면책할 수 있는지 여부와 특히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망인이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고 증상이 악화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망인이 남긴 자살을 암시하는 메모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망인이 자신의 생명을 끊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제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단순히 우울증을 넘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했음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보험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상법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상법 제659조 제1항). 다만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사고 시에도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하지 않지만 고의로 인한 사고, 즉 자살의 경우에는 면책됩니다(상법 제732조의2). 그러나 판례는 '자살'이 보험사의 면책 사유가 되기 위해서는 사망자가 자신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절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자살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 성향, 신체적·정신적 심리 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정도, 자살 직전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둘러싼 주변 상황, 자살 행위의 시기와 장소, 동기, 경위 및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자살로 사망한 경우 원칙적으로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에 해당하며, 그 예외로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했다는 점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측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피보험자가 자살로 사망한 경우 보험사는 원칙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 당시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예외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외를 주장하는 경우 망인이 단순한 우울증을 넘어 자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신상실 상태였음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망인의 진료 기록, 사망 전의 행동 변화, 자살 직전의 정신적 상태를 보여주는 주변인의 진술, 유서 내용, 전문가의 감정 결과 등 다양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망상이나 환청 등 현실 검증력이 심하게 손상된 정신병적 증상이나 심한 인지 왜곡, 판단 장애가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