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협력업체 직원들의 직접 고용 요구 판결

자동차 제조업체 'B 주식회사'의 1차 및 2차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 54명이 원청 회사인 'B 주식회사'에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고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자동차 생산 공정 중 도장 업무, 내수 출고 업무, 생산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며 실질적으로 원청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도장 업무와 내수 출고 업무, 특정 의장 공정 업무를 담당한 일부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B 주식회사'의 직접 고용 의무를 인정하고, 미지급 임금과 약정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생산 관리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불법 파견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자동차 생산 공정 중 도장, 내수 출고, 생산 관리, 의장 공정 업무 등을 수행했던 원청 회사의 1차 및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총 54명, 망자의 상속인 포함)
• 피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B 주식회사' (원청 회사)
•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로부터 부품 조달 물류 업무를 위탁받아 2차 협력업체에 재하도급한 통합물류전문회사 'C 주식회사'

분쟁 상황

자동차 제조업체인 'B 주식회사'는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정 및 생산 관리, 내수 출고 등 다양한 업무에 대해 1차 및 2차 협력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비록 협력업체 소속으로 고용되었지만, 실제로는 'B 주식회사'의 작업 지시와 통제를 받으며 'B 주식회사'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등 사실상 'B 주식회사'의 근로자와 다름없는 지위에서 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은 'B 주식회사'가 자신들을 불법적으로 파견근로자로서 사용했다고 보아, 직접 고용의 지위를 확인하고 그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 차액과 각종 수당을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요 쟁점은 각 업무(생산 관리, 도장, 내수 출고, 의장 공정)별로 원청 회사와 협력업체 근로자들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자 파견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핵심 쟁점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 회사인 'B 주식회사'의 생산 관리, 도장, 내수 출고, 의장 공정 업무에 투입되어 근무한 것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불법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불법 파견으로 인정될 경우 원청 회사에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미지급 임금 및 약정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일부 원고 승소 (직접 고용 인정 및 금전 지급 명령):

1. 원고 1, 411, 1316, 18, 21~26, 52는 피고 'B 주식회사'의 근로자임을 확인받았습니다.
2. 피고는 원고 2731, 4549, 51, 53~57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3. 피고는 원고 1, 411, 1316, 18, 19, 2130, 4549, 51~54, 58에게 별지 청구목록에 기재된 각 해당 금액 및 그중 3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1년 1월 6일부터 2021년 11월 18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는 2021년 1월 6일부터 2024년 4월 18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4. 피고는 원고 31, 55~57에게 별지 청구목록에 기재된 각 해당 금액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년 1월 6일부터 2024년 4월 18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일부 원고 패소 (청구 기각):

1. 원고 2, 3, 32~43, 50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생산 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2. 위에서 인정된 범위를 넘어서는 일부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비용:

1. 승소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고, 이 부분에 관한 피고보조참가인의 소송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합니다.
2. 패소한 원고들과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발생한 소송 비용은 해당 원고들이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자동차 회사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원청 회사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아 업무를 수행했는지 여부를 개별 업무 유형별로 면밀히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도장 업무와 내수 출고 업무, 그리고 특정 의장 공정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근로자 파견 관계가 인정되어 원청 회사에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는 미지급 임금 및 약정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생산 관리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피고보조참가인의 독립적인 물류 시스템과 역할이 인정되어 불법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해당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상 근로자파견의 정의: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2. 근로자파견 판단의 실질적 기준 (대법원 판례)​: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합니다. 주요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휘·명령 여부: 원청 회사(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업무 수행 자체에 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는지.
   • 사업의 편입 여부: 해당 근로자가 원청 회사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거나 원청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 원고용주의 독자적 권한: 협력업체(원고용주)가 근로자의 선발, 수, 교육,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는지.
   • 업무의 전문성 및 구별: 계약 목적이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원청 회사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명확히 구별되며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 협력업체(원고용주)가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3. 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 (파견법 조항)​:

   •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고용간주 효과)​: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 등 파견이 금지된 업무에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사용사업주가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봅니다. 이 판례에서는 원고 1, 411, 1316, 18, 21~26, 52가 이에 해당되었습니다.
   •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직접고용의무)​: 허가받지 않은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 불법 파견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원고 2731, 4549, 51, 53~57이 이에 해당되었습니다.

4.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위 법리와 기준을 토대로 각 업무 유형별로 판단했습니다.

   • 생산 관리 업무: 피고보조참가인 'C 주식회사'가 부품물류전문회사로서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 조직, 프로그램을 갖추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점을 들어, 생산 관리 업무 담당 원고들에 대해서는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도장 및 내수 출고 업무, 의장 공정 업무: 이들 업무가 원청 회사의 생산 계획, 작업 표준, 컨베이어벨트 속도 등에 직접적으로 연동되고, 원청 회사 직원의 구체적인 지시와 공동 작업이 많았으며, 협력업체가 독자적인 권한이나 설비를 갖추기 어려웠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불법 파견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합니다: 회사와 맺은 계약의 이름이 '도급'이더라도, 실제 업무 수행에서 원청 회사가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내리고 원청 회사의 사업에 깊이 편입되어 있다면 '불법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업무의 성격과 지휘·명령 여부 확인: 자신의 업무가 원청 회사의 생산 공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었는지, 원청 회사의 작업표준서나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는지, 원청 회사 직원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는지, 원청 회사 직원이 결원 시 대체 투입되거나 함께 일하는 경우가 있었는지 등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3. 협력업체의 독립성 판단: 협력업체가 작업 인력의 선발, 교육, 휴무, 근무태도 점검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는지, 작업에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 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4. 2년 초과 근무 시 직접 고용 효과: 만약 불법 파견으로 인정되고 2년 이상 원청 회사에서 근무했다면, 구법에 따라 원청 회사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거나, 현행법에 따라 원청 회사에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합니다.
5. 금전 보상 가능성: 불법 파견이 인정될 경우, 원청 회사가 직접 고용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의 차액, 단체협약에 따른 약정금 등 미지급된 금전적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6. 업무별 판단의 차이: 같은 회사 내에서도 업무의 종류에 따라 불법 파견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업무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생산 관리 업무는 불법 파견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도장이나 내수 출고 업무는 인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