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의 과소지급된 임금 및 명예퇴직금 일부 인정 판결

이 사건은 A기관에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적용 과정에서 기본급, 연차휴가보상금, 경영평가성과급 및 명예퇴직금이 과소 지급되었다며 미지급액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동의서상의 '부제소합의' 중 임금피크제 계약조건 관련 부분은 무효이나, 퇴직금 중간정산 관련 부분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A기관이 임금피크제 운영기준과 달리 연차휴가보상금을 공제하여 기본급을 산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무효이며, 이에 따른 미지급 기본급과 수당, 그리고 명예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임금인상률 누적 적용에 대한 청구와 명예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 제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전·현직 직원): 피고 A기관에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직원들로,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해 과소 지급된 임금(기본급, 연차휴가보상금, 경영평가성과급) 및 명예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A기관):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하고 신용정보를 관리하여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금입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직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해온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A기관은 2003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2016년 1월 1일부터는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60세 정년보장이 의무화되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했습니다. 원고들인 A기관의 전·현직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편입 당시 '임금피크제 동의서' 및 '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기준과 다르게 연차휴가보상금을 공제하여 기본급을 낮게 산정하고, 매년 노사 합의된 임금인상률을 누적하여 적용하지 않아 임금이 과소 지급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명예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이 제외되거나 과소 산정된 기본급을 기초로 계산되어 미지급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임금피크제 동의서 및 서약서에 포함된 '부제소합의'의 유효성 여부
2. 임금피크제 기간 중 기본급 산정 시 연차휴가보상금 공제가 적법한지 여부
3. 임금피크제 기간 중 기본급에 임금인상률을 누적 적용하지 않은 것이 적법한지 여부
4. 과소 산정된 기본급에 따른 연차휴가보상금 및 경영평가성과급의 추가 지급 여부
5. 명예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
6. 과소 산정된 기본급에 따른 명예퇴직금의 추가 지급 여부
7. 미지급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적용 여부

법원의 판단

1.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들의 소는 각하되었습니다.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중간정산 퇴직금 지급과 관련하여 유효한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보았습니다.
2.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에 따라 산정된 방식과 달리 향후 지급받을 연차휴가보상금을 공제하여 기본급을 산정함으로써 2016년 1월 25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미지급된 기본급을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3. 피고는 과소 산정된 기본급을 기초로 지급된 연차휴가보상금 및 경영평가성과급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4. 명예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약정퇴직금의 성격을 고려할 때 유효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5. 피고는 과소 산정된 기본급을 기초로 지급된 명예퇴직금의 차액을 퇴직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6. 임금인상률을 누적 적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임금체계는 일반직 직원과 다르며, 임금인상률을 누적 적용할 것을 합의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7. 일부 원고들의 임금채권에 대해서는 노동조합 위원장의 최고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어, 2016년 1월 25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의 미지급 임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8. 재직 원고들에게는 2019년 8월 28일부터 2022년 10월 20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퇴직 원고들에게는 2019년 8월 28일부터 2022년 10월 20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해야 합니다.
9.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20%, 피고가 80%를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 대한 기본급 산정 시 연차휴가보상금 공제가 취업규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아 미지급된 기본급과 그에 따른 수당 및 명예퇴직금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퇴직금 중간정산과 관련된 부제소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아 해당 청구는 각하되었고, 임금인상률 누적 적용이나 경영평가성과급을 명예퇴직금 산정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2013년 개정된 이 법률 조항은 2016년 1월 1일부터 60세 이상 정년보장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 A기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97조 (취업규칙의 법원성)​: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이 규정은 근로계약이 취업규칙보다 불리할 경우 취업규칙의 기준을 따르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기준과 달리 연차휴가보상금을 공제하여 기본급을 산정한 것을 이 조항에 따라 무효로 보았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원은 피고의 '임금피크제 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기준 시행문'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운영기준보다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근로자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효력)​: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원고들은 임금인상률 누적 적용이 단체협약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체협약에 누적 적용에 대한 명시적 내용이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한 처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원고들은 일반직 직원과 임금인상률 누적 적용 방식이 다른 것이 차별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별정직원은 일반직 직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므로 차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6. 부제소합의의 유효성 법리: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부제소합의는 그 중대성 때문에 소극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합의 당시 당사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금피크제 계약조건 관련 부제소합의는 무효로, 퇴직금 중간정산 관련 부제소합의는 유효로 판단되었습니다.
7. 취업규칙 해석 원칙: 취업규칙은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해야 하며,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취업규칙 및 관련 규정 확인의 중요성: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근무 조건이 변경될 때(특히 임금피크제 등)는 회사의 취업규칙, 보수 규정, 임금피크제 운영 기준 등 모든 관련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계약 내용이 취업규칙의 최저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해당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취업규칙의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7조)
2. 부제소합의의 신중한 검토: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는 근로자의 중요한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매우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합의의 내용이 특정된 법률관계에 한정되는지, 그리고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포괄적인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임금 산정 방식의 투명성 요구: 임금피크제 적용 시 임금 산정 방식(기본급, 수당, 퇴직금 등)이 명확히 고지되고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회사 내부 문건이나 설명회 자료만으로는 공식적인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취업규칙 등 객관적인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임금 산정 과정에서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명을 요구하고 문서화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임금채권 소멸시효 관리: 미지급 임금에 대한 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소멸시효가 임박했거나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내용증명 등을 통해 '최고'함으로써 소멸시효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계속 유지됩니다.
5. 명예퇴직금의 특수성 이해: 명예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 퇴직금과 달리 노사 합의로 지급 여부 및 기준이 정해지는 '약정퇴직금'의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산정 방식이 일반 퇴직금과 다를 수 있으며, 특정 항목(예: 경영평가성과급)이 제외될 수 있으므로, 명예퇴직금 합의 시 그 산정 기준과 포함 내역을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