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사 임원들의 수조원대 분식회계와 사기 사건

대형 조선사의 전 대표이사와 전 재무총괄부사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수조원대 규모의 회계 분식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들은 실제 손실을 은폐하고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금융 기관으로부터 총 18조 원이 넘는 대출과 보증을 편취하고 2조 원이 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을 발행했습니다. 또한 조작된 실적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에게 수백억 원의 성과급을 부당하게 지급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기업 회계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자본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하여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10년을, 전 재무총괄부사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전 대표이사의 2012년 회계 분식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나 인식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1: 공소외 1 회사의 전 대표이사로 2012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재직하며 회사 경영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 피고인 2: 공소외 1 회사의 전 재무총괄부사장(CFO)으로 2012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재직하며 재무와 회계 관련 핵심 업무를 총괄했습니다.
• 공소외 1 회사: 세계적인 조선·해운 불황 속에서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회계 분식을 저지른 대형 조선사입니다.
• 금융기관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은행, ○○은행, ▽▽은행, ◎◎은행, ◁◁은행, ▷▷은행, □□은행, ◇◇은행): 공소외 1 회사의 허위 재무제표에 속아 대규모 대출 및 보증을 제공한 피해자들입니다.
• 신용평가기관들 (◆◆◆◆평가, ■■■■■평가, ▲▲▲▲평가): 허위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공소외 1 회사에 부당하게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한 기관들입니다.
• 다수의 일반 소액 투자자: 허위 재무제표를 믿고 공소외 1 회사의 주식 및 회사채에 투자하여 손해를 입은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입니다.
• 공소외 1 회사 임직원 및 종업원: 성과급 지급과 관련하여 회계 분식의 결과로 부당하게 이득을 취득하거나 지급된 관련 당사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공소외 1 회사는 2008년 하반기 세계적인 조선·해운 경기 불황 이후 저가 수주한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여 누적되었습니다. 또한 인도 완료된 선박 대금 회수 지연으로 장기 매출 채권이 증가하고 해외 자회사 손실도 급증하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소외 1 회사 경영진은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매년 체결하는 MOU(경영 목표 협약)상의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임원 성과급 미지급, 기본급 회수, 대표이사 사퇴, 구조 조정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금융 기관 대출, 회사채·기업어음 발행 등 자금 조달 및 주가 관리가 곤란해질 것을 막기 위해 회계 기준을 위반하여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공시하기로 공모했습니다. 이는 실제 손실을 은폐하고 흑자로 가장하여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왜곡함으로써 외부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회계 분식의 고의성 및 규모: 피고인들이 저지른 총 공사 예정 원가 축소, 매출액 과대 계상, 공사 손실 충당 부채 및 대손 충당금 과소 계상 등의 회계 분식이 고의적인 행위였는지 여부와 그 정확한 규모.
2. 경영진의 지시 및 공모 여부: 대표이사(피고인 1)와 재무총괄부사장(피고인 2)이 회계 분식 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공모하여 실행했는지 여부. 특히 대표이사의 경우 회계 분식에 대한 인식과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3. 기망 행위 및 인과 관계: 허위 재무제표 작성 및 공시 행위가 금융기관에 대한 사기, 자본 시장 부정 거래, 그리고 부당한 성과급 지급으로 이어진 기망 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인과 관계의 존재 여부. 특히 금융 기관의 대출 결정, 신용 등급 평가, 성과급 지급이 허위 재무제표에 의존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4. 업무상 배임의 성립 여부: 허위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가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
5. 각 피고인의 책임 범위: 대표이사로서의 총괄적 책임과 CFO로서의 실무적 책임이 어떻게 구분되고 적용될 수 있는지. 특히 피고인 1의 2012년 회계 분식에 대한 책임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1에게 징역 10년을, 피고인 2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1에 대한 공소 사실 중 2012회계연도 거짓 재무제표 작성·공시로 인한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및 2012회계연도 사업보고서 거짓 기재로 인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경영 실적 목표 달성, 임원 성과급 수령, 회사 자금 조달의 원활화를 위해 공모하여 광범위한 회계 분식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기업 회계의 투명성과 자본 시장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중대한 범죄로 보았습니다. 특히 피고인 1이 최고 경영자로서 재무 상태 악화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회계 분식을 용인한 점, 피고인 2가 재무 총괄 책임자로서 회계 분식을 직접 실행하고 보고를 받은 점을 유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피고인 1의 2012년 회계 분식 관련 직접적인 지시나 구체적 인식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들의 연령, 건강, 성행, 환경, 가족 관계, 범행 동기,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형을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형법상 사기죄의 특별법으로, 사기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때 가중 처벌합니다. 피고인들은 허위 재무제표를 금융 기관에 제출하여 대출, 신용장 보증, 선수금 환급 보증 등을 받아 총 18조 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허위 재무제표로 인해 금융 기관이 회사의 상환 능력을 오인하여 여신을 결정했다면 기망 행위와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의 특별법으로, 배임으로 인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때 가중 처벌합니다. 피고인들은 실제 적자 상황임에도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경영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꾸며 임원 및 종업원들에게 성과급을 부당하게 지급하여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성과급 지급이 회계 분식에 기반한 MOU 평가에 의한 것으로 보아 인과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거짓 재무제표 작성·공시)​: 회사의 이사 또는 회계 업무 담당자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피고인들은 총 공사 예정 원가를 축소하고, 매출액을 과대 계상하며, 공사 손실 충당 부채 및 장기 매출 채권 대손 충당금을 과소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여 금융 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등록하고 사업 보고서에 포함시켜 공시했습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사업보고서 거짓 기재 및 사기적 부정거래)​: 주권 상장 법인이 사업 보고서에 중요 사항에 관하여 거짓을 기재하거나 표시하지 않는 행위, 그리고 금융 투자 상품의 매매 등과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이나 기교를 사용하는 사기적 부정 거래 행위를 금지합니다. 피고인들은 허위 재무제표가 포함된 사업 보고서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하고, 이를 통해 부당하게 취득한 신용 등급을 이용하여 무보증 사채 및 기업어음을 발행·매매하여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형법(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한 경우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하는 원칙입니다.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각자의 지위에서 공모하여 회계 분식 및 관련 범죄를 실행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기업 회계 기준서 제1011호(건설 계약) 및 제1037호(충당 부채, 우발 부채, 우발 자산) 등을 근거로 총 공사 예정 원가 산정, 공사 손실 충당 부채 및 대손 충당금 설정에 있어 피고인들이 회계 기준을 위반했음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총 공사 예정 원가를 익년도 사업 계획상의 실행 예산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고, 미확정 체인지 오더(공사 변경 대금)의 수익 인식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회계 투명성 유지: 아무리 경영 환경이 어렵거나 내부적·외부적 압박이 크더라도 기업은 회계 처리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하는 행위는 결국 더 큰 법적·재정적 위기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2. 경영진의 책임 의식: 최고 경영자와 재무 담당 임원은 회사의 재무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부정 회계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실무진의 보고를 맹신하거나 묵인하는 행위 또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내부 통제 및 독립적 감사 강화: 회사의 내부 고발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내부 감사 및 외부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여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나 회계 조작 시도를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4. 투자자 및 금융 기관의 실사: 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 투자나 대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투자자 및 금융 기관은 기업의 공시 자료 외에 독립적인 실사와 분석을 통해 기업의 실제 재무 건전성과 잠재적 위험을 철저히 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경쟁사 대비 비정상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5. 성과 평가 시스템 개선: 경영진의 성과급 지급 또는 연임 결정이 오직 계량적 재무 목표 달성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 가치, 리스크 관리, 윤리 경영 등 비계량적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산업 불황 시의 대응: 산업 전반의 불황이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은폐하려 하기보다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처하여 조기에 구조 조정을 시행하거나 외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생존과 회복에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