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사실혼 배우자의 자녀들에게 위자료 등을 청구한 사건

원고는 망인과 20년간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망인의 자녀들인 피고들에게 요양비 또는 전세금 명목으로 약 5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따라 3억 원을 청구하는 주위적 청구와 피고들이 원고의 신뢰를 배신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3억 원을 예비적으로 청구했습니다. 제1심에서는 원고의 소송대리권 흠결을 이유로 주위적 청구를 각하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원고의 성년후견인이 선임되어 소송대리권 문제가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거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망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망인의 자녀들에게 약정금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당사자. 성년후견인 E의 법정대리 하에 소송 진행.
• 피고들 B, C, D: 사망한 H의 자녀들. 원고 A의 청구를 부인하며 약정금 지급 의무나 불법행위 책임이 없다고 주장.
• 성년후견인 E: 원고 A의 아들이며 원고의 성년후견인으로서 소송대리권을 위임하고 소송행위를 추인함.
• 망인 H: 원고 A와 약 20년간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되는 인물. 2020년 6월경 사망.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0년경부터 2020년 6월 망 H가 사망할 때까지 약 20년 동안 H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H 사망 후 원고는 H의 자녀들인 피고들이 자신에게 요양비 또는 전세금 명목으로 5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하며 3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피고들이 이를 부인하자 원고는 피고들이 사실혼 관계를 통해 형성된 신뢰와 기대를 저버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들이 원고에게 요양비 또는 전세금 명목으로 약 5억 원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는지 여부.
2. 피고들이 원고의 신뢰를 배반하고 불법행위를 저질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3. 원고의 소송행위 대리권 흠결로 인한 제1심 각하 판결의 적법성 및 항소심에서의 처리.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주위적 청구(약정금)에 대해서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요양비 또는 전세금 명목으로 5억 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예비적 청구(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에 대해서도 피고들이 원고에게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원고는 사망한 사실혼 배우자의 자녀들을 상대로 약정금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항소심에서 모든 청구가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 제418조 (본안판결의 환송): 항소법원이 제1심판결이 법률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건을 제1심법원에 환송해야 합니다. 다만 제1심법원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항소법원이 스스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보았으나 심리가 충분히 되었다고 인정하여 항소심에서 직접 본안판결을 내렸습니다.
2. 민사소송법 제60조 (소송능력 등의 추인): 소송능력이나 소송대리권에 흠결이 있는 상태에서 소송행위가 이루어졌더라도 그 흠결이 보정된 후에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해당 소송행위를 추인하면 소급하여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에게 성년후견인이 선임된 후 성년후견인이 이전의 소송행위를 추인하여 소송대리권 흠결 문제가 해소되었습니다.
3. 민사소송법 제97조 (소송비용의 부담에 대한 추정): 소송능력 등의 흠결로 소송이 각하된 경우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그 흠결을 야기한 당사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항소심에서 본안판결을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므로 최종적으로 패소한 원고가 소송총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4. 약정금 청구의 입증책임: 약정금 청구의 경우 원고는 피고들과 금전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되었음을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들이 요양비 등으로 5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여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5.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의 입증책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 원고는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고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으며 그 위법한 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금전 약정의 경우 약속이 이루어진 시기와 금액, 구체적인 내용이 명확히 담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취록, 문자 메시지, 각서, 증인의 진술 등이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를 청구할 때는 상대방의 행위가 위법하고 그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 손해가 발생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히 신뢰가 깨졌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소송 과정에서 당사자의 소송능력이나 대리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송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거나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관련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성년후견인 선임 등의 조치를 적시에 취해야 합니다.
4. 사실혼 관계의 증명은 두 사람이 혼인의 의사로 부부 공동생활을 영위했다는 객관적인 사실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함께 거주한 기간, 주거 형태, 경제적 결합, 주변 사람들의 인식, 경조사 참여 여부 등 다양한 자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