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소송
F공단에 퇴직한 근로자 A가 임금피크제 적용 후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합의에 따른 임금 지급률 조정이 소급 삭감은 아니라고 보았지만, 통상임금 범위 오류로 인해 누락된 시간외근무수당을 반영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일부 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기각되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F공단은 A에게 829,33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F공단에서 퇴직한 근로자로, 임금피크제 적용 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주장했습니다.
- 피고 F공단: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시행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F공단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2015년 12월 7일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2016년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했으며, 2017년 7월 5일에는 임금지급률 등의 운영 방안을 일부 변경하는 2차 노사합의를 체결했습니다. 원고 A를 포함한 F공단 근로자들은 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2018년에 임금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까지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는 판결이 2022년 6월 16일 확정되었습니다(이 사건 제1 관련 소송). 또한, 원고 등은 F공단을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시간외근무수당을 추가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고, 이 판결도 대법원에서 2020년 6월 11일 확정되었습니다(이 사건 제2 관련 소송). 이 소송으로 인해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어 시간외근무수당이 증액되었습니다. 원고 A는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의 확정 판결을 근거로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20년 7월 10일 F공단에 추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요청한 후 2021년 1월 12일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의 소급 삭감된 임금 및 재산정된 피크임금에 따른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급 임금 삭감 여부: F공단이 임금피크제 지급률을 조정하면서 2017년 하반기 임금 지급률을 64.8%로 낮춘 것이 이미 발생한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 피크임금 재산정 여부: 이전 통상임금 관련 소송 판결에 따라 시간외근무수당이 증액된 경우, 이를 반영하여 임금피크제의 기준이 되는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하는지 여부.
- 소멸시효 완성 여부: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및 중간정산 퇴직금 청구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
- 불법행위 성립 여부: 피고의 임금 미지급 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임금 소급 삭감 주장 기각: 2017년 하반기 임금 지급률 64.8% 적용은 2017년 연간 총 임금 지급률을 75%로 맞추기 위한 조정이었을 뿐, 이미 지급된 상반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피크임금 재산정 인정: 이전 통상임금 소송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이 증액된 것을 반영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임금피크제 운영 규정이나 노사합의에 명시적으로 제외하기로 한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 소멸시효 완성으로 일부 청구 기각:
-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년 6월까지의 추가 임금 청구는 원고가 피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기 전에 이미 3년의 시효가 지나 소멸했습니다.
-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중간정산 퇴직금 청구(2015년 12월 31일, 2016년 12월 31일 기준)도 각 중간정산일로부터 3년의 시효가 지나 소멸했습니다.
-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 반영하여 재산정한 중간정산 퇴직금 1,076,945원 청구 역시 중간정산일인 2015년 12월 31일로부터 3년의 시효가 지나 소멸했습니다.
- 불법행위 주장 기각: 임금 미지급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최종 판결: 피고 F공단은 원고 A에게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년 7월분부터 2018년 12월분까지의 추가 임금 745,890원과 추가 퇴직금 83,448원, 총 829,33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9년 1월 15일부터 2023년 8월 18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결론
원고 A의 임금피크제 관련 청구 중 일부인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과 퇴직금(총 829,338원)만 인정되었으며, 소급 임금 삭감 주장 및 소멸시효가 지난 청구, 그리고 불법행위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의 근거가 됩니다. 특히 법원은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명령하며,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을 부과하여 이 조항의 취지를 반영했습니다.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불법행위로 보아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임금 미지급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즉, 노사 합의 및 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미지급이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고의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 임금피크제 관련 법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기업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과 임금 조정을 통해 고용 안정과 인건비 부담 완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금피크제 자체의 유효성보다는 유효한 임금피크제 합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 그리고 통상임금의 범위 확정으로 인한 임금 재산정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가 주요 법리적 쟁점이 됩니다. 특히 임금피크제에서 피크임금 산정 시 포함되어야 할 수당의 범위와 계산 방식에 대한 노사합의의 명확성, 그리고 소멸시효 적용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 단체협약 및 사내규정의 중요성: 임금피크제와 같은 중요한 인사 제도는 노사 합의나 단체협약을 통해 도입되는데, 이때 합의서나 규정의 문언이 모호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임금 지급률, 피크임금 산정 방식 등 핵심 내용은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 임금피크제 적용 시 임금 구성 항목 확인: 임금피크제 도입 시 '피크임금'에 어떤 항목들이 포함되고 어떻게 산정되는지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통상임금 범위에 대한 법원 판단이 달라지면, 피크임금 산정 기초가 되는 수당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관련 법적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소멸시효의 중요성: 임금 채권은 일반적으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추가 임금이나 퇴직금 청구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정지되거나 중단되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권리를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발송 등으로 시효 중단을 시도한 후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 기판력의 범위 이해: 이미 확정된 판결이 있는 경우, 그 판결의 효력(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전 소송의 소송물과 현재 소송의 소송물이 서로 다른 경우 (예: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다투는 것과 유효함을 전제로 한 임금 계산 방식의 오류를 다투는 것)에는 별개의 소송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