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공동으로 부동산 투자 사업을 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인의 가족 등 명의로 토지를 매수하여 되파는 과정에서 매매대금 총 5억 9,600만 원 중 1억 3,578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한 사건입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맺은 동업약정 및 매매대금의 조합재산 귀속 합의를 인정하여 횡령죄 유죄 판결을 내리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공인중개사로서 피해자 B, C와 함께 2017년부터 R부동산을 동업하고, 2018년경부터는 이들의 가족 명의(F, G, H)로 토지를 매수하여 분할 등기 후 다시 매도하여 수익을 분배하는 공동사업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약정에 따라 피고인 A는 D 등으로부터 6억 원을 차용하여 5억 원에 토지를 매수하고 가족들 명의로 등기했으며, 이 토지를 분할하여 매각했습니다. A는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매각대금 총 5억 9,6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는데, 이 중 1억 3,578만 원을 2018년 5월부터 12월 사이에 개인 채무 변제나 대여금 등으로 임의로 사용했습니다. 1심 법원은 매수인이 명의수탁자이므로 매매대금 역시 명의수탁자 소유이며,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횡령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검사가 항소하여 2심에서 심리가 다시 진행되었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가족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하고 전매하여 수익을 분배하기로 한 공동사업 약정에서, 매각된 부동산의 대금이 조합체의 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사용한 것이 횡령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특히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약명의신탁의 법리가 적용될 때, 매매대금의 실질적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원심 판결(무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맺은 공동사업 약정과 이 사건 토지 매매대금이 조합체의 재산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여 피고인의 행위를 횡령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부동산을 전매하여 수익을 나누기로 하는 동업관계에 있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위하여 보관하던 조합재산인 매매대금 1억 3,578만 원을 임의로 소비한 사실을 인정하여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한 경우에 성립하는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에 해당합니다.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보관한 매매대금이 '타인의 재물', 즉 조합체의 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재판부는 민법 제271조 제1항에 따라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고, 조합원 중 한 명이 조합재산의 처분으로 얻은 대금을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며, 이는 대외적으로 조합관계가 드러나지 않는 내적 조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645 판결 등)를 인용했습니다.또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제2조 제1호 및 제4조에 따른 계약명의신탁의 법리가 적용되어, 명의수탁자가 선의의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므로 명의수탁자가 임의로 부동산을 처분하더라도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2152 판결 등).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명의수탁자가 아니었고, 이 사건 매수인들(명의수탁자)이 피고인의 대리인으로서 토지를 매도할 수 있도록 위임장 등을 제공하여 매각 대금을 조합체에 귀속시키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아, 매매대금은 조합체의 재산에 귀속된다고 판단했습니다.이는 매수인들이 공동사업을 목적으로 조합재산으로서 부동산을 취득하고 조합원 1인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 이는 조합체가 그 조합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3다25256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는 법리 적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동사업을 진행할 경우 동업 약정을 명확히 서면으로 작성하고 투자금 출자, 수익 분배, 비용 처리, 자금 관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해야 합니다. 구두 약정만으로는 분쟁 발생 시 권리 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부동산 명의신탁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법적인 위험이 매우 큽니다. 특히 명의신탁 약정을 모르고 부동산을 매도한 전 소유자로부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므로 신탁자가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하지만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매각되어 생긴 대금에 대해 신탁자와 수탁자 및 공동사업 관계자들 사이에 '조합체의 재산으로 귀속시키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면, 그 매매대금은 조합체의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동업자 중 한 명이 임의로 매매대금을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동업 재산은 조합원 모두의 합유에 속하므로, 동업자 중 한 명이 자신의 지분 비율과 상관없이 임의로 동업 재산을 사용하면 그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동업 자금을 관리할 때는 모든 동업자의 동의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야 합니다. 동의 없이 사용한 금액이 크거나 피해 회복 노력이 부족한 경우,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피고인이 횡령액 일부를 변제하거나, 아직 매각되지 않은 토지 중 자신의 지분을 피해자들에게 이전해준 점, 초범인 점 등은 양형을 결정할 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