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 기타 성범죄
피고인 A가 스터디카페 화장실에서 피해자의 용변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려 했다는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로 기소되었으나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으나 항소심 역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2023년 10월 21일 17시경, 스터디카페 화장실에서 피해자가 용변 중 옆 칸 위쪽으로 어떠한 '검은색 물체'가 들이밀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으로 의심하여 관리자에게 신고했습니다. 피해자는 해당 물체가 휴대전화라고 확신했으나 이후 경찰 진술에서 '휴대폰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얼핏 보았다', '검정색 물체가 순식간에 없어지는 것을 보았다', '너무 찰나의 순간이라 무엇이었다고 기억나지 않고 물체의 색깔도 기억나지 않는다' 등으로 일관되지 않게 진술했고 목격한 물체의 색깔도 피고인의 흰색 휴대전화와 달랐습니다. 피고인은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촬영 혐의를 부인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는 피해자를 촬영한 영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원심의 채증법칙 위배 및 사실 오인 여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실행 착수 시점에 대한 법리 오해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객관적 증거의 부재 속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기수 또는 미수 인정 가능성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용변 모습을 촬영했거나 그러한 촬영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불확실성, 촬영음 미청취,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를 촬영한 영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화장실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들이밀어진 물체가 촬영 가능한 물건인지, 당시 카메라 기능이 작동했는지 여부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미수범으로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두 가지 주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의 정도에 관한 법리입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는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대법원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둘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실행의 착수 시점에 관한 법리입니다. 범인이 카메라 기능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피해자의 치마 밑으로 들이밀거나, 피해자가 용변을 보고 있는 화장실 칸 밑 공간 사이로 집어넣는 등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범행에 밀접한 행위를 개시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1도74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있는 대변기 칸 위로 들이밀었던 물체가 휴대전화 등 촬영을 할 수 있는 물건인지, 당시 카메라 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실행의 착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한 상황 발생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현장 보존 및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목격한 물체의 특징(색깔, 형태, 크기 등)을 가능한 한 상세하게 기록하고, 해당 물체가 촬영 가능한 기기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면 신속히 영상 확보를 요청하여 피의자의 동선과 휴대물품 등을 확인하는 것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매우 중요한 증거이므로,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 희미화에 대비하여 사건 직후 빠르게 상세한 진술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해야 하므로 의심스러운 정황만으로는 유죄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