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
인천 지역 폭력 조직 'E파'의 조직원 피고인 A, B, D은 다른 폭력 조직 'I파'와의 집단폭력 사태에 대비하여 조직적으로 집결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D은 E파의 기강 확립을 명목으로 후배 조직원들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원심에서 피고인 A은 징역 2년 6개월, 피고인 B은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 피고인 D은 징역 2년 6개월 및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 피고인 A, B는 원심 형량이 유지되었으나, 피고인 D의 후배 조직원 구타 혐의에 대해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무죄 취지로 직권 파기되었습니다. 다만 I파와의 집결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어 최종적으로 피고인 D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첫째는 2016년 11월 3일 'I파'와의 집단폭행 대비 집결 사건입니다. 'E파' 조직원 J가 S노래방 앞에서 'I파' 조직원들에게 폭행당한 직후, 'E파' 선배 조직원 T의 지시를 피고인 A이 전파하여 피고인 A, B, D을 포함한 'E파' 조직원들이 S노래방이나 W병원 인근에 'I파'와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피고인들은 우연한 만남이나 병문안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조직적인 집결로 판단했습니다. 둘째는 피고인 D에 의한 후배 조직원 구타 사건입니다. 2017년 5월 초순, 피고인 D은 후배 J가 지인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E파'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로 J의 선배 C에게 '알아서 혼내라'고 지시하여 C이 야구방망이로 J를 폭행했습니다. 또한 2017년 8월 29일에는 후배 AE이 선배에게 불복종하는 글을 게시하고, AE의 선배 U이 후배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 D과 X이 AE과 U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하여 U이 안면부 열상을 입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 A, B, D이 다른 폭력 조직과의 충돌에 대비하여 조직적으로 집결한 행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의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 D이 후배 조직원들을 구타한 행위가 해당 법률 조항의 '활동'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 해석입니다. 셋째, 각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적절한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에 대한 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피고인 D에게 징역 2년과 3년간의 집행유예, 보호관찰 및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D의 후배 조직원 구타 행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서 말하는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I파와의 전쟁 대비 집결 사건은 여전히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한편 검사의 피고인 A, B에 대한 항소와 피고인 A, B 본인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어, 피고인 A은 징역 2년 6개월, 피고인 B은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폭력 조직 구성원의 '활동'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조직 내부 기강 확립을 명목으로 한 단순한 후배 폭행은 범죄단체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활동'의 범위를 범죄단체의 존속·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적극적인 행위에 한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다른 조직과의 충돌에 대비하여 집결하는 것과 같이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조직적 행동은 여전히 '활동'으로 인정되어 엄히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체등의 구성 · 활동) 이 조항은 범죄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사람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구성원으로 활동'이라는 개념의 해석이었습니다.
법원의 해석: 법원은 '활동'이란 단순히 범죄단체의 구성원이라는 지위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내부 규율 및 통솔 체계에 따른 조직적, 집단적 의사 결정에 의하여 행하는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존속·유지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하며, 그 기여의 정도가 같은 법 제4조 제3항(가입 강요·권유)이나 제4항(자금 모집)에 규정된 행위에 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구성원 충원이나 자금 조달과 같이 단체의 유지·존속에 필수불가결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순한 후배 조직원 구타 행위는 'E파'의 규율이나 조직체계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이 조항의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D의 경우 이 조항이 적용되어 징역형의 집행이 유예되었습니다.
3. 형법 제62조의2 (보호관찰)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D은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 명령을 받았습니다.
4.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처분 시 사회봉사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D은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명령 외에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받았습니다.
5.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D의 후배 구타 혐의가 폭력행위처벌법상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됨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판단되었습니다.
폭력 조직에 가입하거나 그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습니다. 특히 다른 조직과의 싸움에 대비하여 집단적으로 모이거나 지시를 전파하는 행위는 범죄단체 활동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조직 내부의 기강 확립을 위한 폭행이라 할지라도, 그 행위가 단순한 내부 통제 수준을 넘어 단체의 존속이나 유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법원은 단순히 후배의 버릇을 고친다는 명목의 폭행은 '범죄단체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미 폭력 조직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면, 다시 범죄단체 활동을 할 경우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통화 기록, 조직의 행동 강령, 증언 등 다양한 증거들이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