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매장 판매직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과도한 판매 실적 압박과 개인 사비 사용을 강요받고 비인격적 대우까지 겪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직접적인 압박을 가한 상급자들, 그리고 이들을 고용한 업체들에게 공동 불법행위 및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사망한 직원 본인도 비정상적인 판매 행위에 가담한 점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은 30%로 제한되었습니다.
사망한 직원은 피고 D 주식회사 소속으로 피고 E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매장에 파견되어 가전제품 판매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는 판매 실적 향상을 위해 캐시백 누락분을 직접 해결하거나 사비로 사은품 및 판촉비를 구매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판매 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 F(D 소속 팀장)와 피고 G(E 매장 지점장)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과도한 판매를 독려하고, 때로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며 압박을 가했습니다. 심지어 피고 G은 망인에게 원래 업무 범위가 아닌 다른 납품업체의 제품 판매까지 강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중의 업무 압박, 부당한 판매정책 강요, 비인격적 대우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망인은 결국 옥상에서 투신하여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망인의 가족들(어머니 A, 가족 B, C)이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F와 G이 사망한 직원에게 과도한 실적 압박과 비정상적인 판매 행위를 강요하거나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불법행위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D과 E가 F와 G의 사용자로서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지, 또는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직접 불법행위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사망한 직원의 비정상적인 판매행위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사망으로 인한 일실수입, 장례비, 위자료 등 손해배상액의 구체적인 산정 범위입니다.
법원은 피고 F와 G이 망인에게 과도한 실적 경쟁을 부추기고 비정상적인 판매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아 망인의 사망에 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 D과 E는 각각 F와 G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망인도 피고 회사들이 금지하는 판촉행위에 나아가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잘못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 A(B의 상속분 포함)에게 163,673,337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중 149,958,695원에 대해서는 2019년 8월 20일부터 2023년 2월 8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나머지 13,714,642원에 대해서는 2019년 8월 20일부터 2025년 4월 16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원고 C에 대해서는 5,000,000원 및 2019년 8월 20일부터 2023년 2월 8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매장 판매직원이 과도한 업무 압박과 부당한 대우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 직접적인 가해자와 그들의 고용주 모두에게 공동 불법행위 및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판결입니다. 다만 피해자 본인의 과실도 일부 인정되어 책임 비율이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기업이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와 공정한 거래 의무를 다해야 함을 강조하며, 상급자의 부당한 업무 지시나 방치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이 사건은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을 근거로 판단되었습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입니다. 피고 F와 G은 사망한 직원에 대한 과도한 압박과 비정상적 판매행위 방치 등을 통해 직원의 사망이라는 손해를 발생시켰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직접적인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했습니다.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입니다. 피고 D 주식회사는 팀장 F의 사용자로서, 피고 E 주식회사는 지점장 G의 사용자로서 이 조항에 따라 망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것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 활동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일 때 인정되며,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이나 사무 감독에 주의를 기울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제1항: 대규모유통업자는 납품업자로부터 파견받은 종업원을 해당 납품업자가 납품하는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 외에 종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E 주식회사는 파견된 망인에게 본래 업무 외의 다른 납품업자 제품 판매를 강요한 사실이 인정되어, 비록 판결문에서 이 법률 위반 자체를 직접적인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피고 E의 책임 인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관계로 고려되었습니다.
과실상계: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잘못(과실)이 있다면 이를 참작하여 배상액을 감액하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망한 직원이 회사에서 금지하는 비정상적인 판촉 행위에 나아가 채무를 부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점이 망인의 과실로 인정되어, 피고들의 책임 비율이 30%로 제한되었습니다. 또한,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에 있어서 피해자의 과실상계는 가해자 각 개인에 대한 과실비율이 다르더라도 전체적인 과실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도 적용되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나 주변 사람이 직장 내에서 과도한 업무 압박이나 부당한 대우를 겪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