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 디지털 성범죄 · 미성년 대상 성범죄 · 양육

술 취해 잠든 미성년자 추행 및 촬영 지시 사건

피고인 A은 술에 취해 잠든 미성년자 피해자 F와 G를 상대로 피고인 B과 E에게 지시하여 피해자 F를 추행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게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검사는 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및 피고인 B에 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이 공범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 및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취업제한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 대한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는 기각되어 원심의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형이 유지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2018년 11월 5일 새벽 3시경,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피고인 A, B, E, 피해자 F(16세), G 등이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같은 날 아침 9시경,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미성년자 피해자 F와 G를 발견한 피고인 A은 피고인 B과 E에게 "얘네 이렇게 자는 게 웃기지 않냐, 재밌지 않냐, 얘네 술 많이 취했으니까 우리 장난 한번 해보자. 얘네 자세 정해서 사진 찍자"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B과 E은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G의 손을 피해자 F의 상체와 가슴 위에 올리고, 이후 G와 피해자 F의 바지를 내려 팬티가 드러나게 한 다음 G의 손을 피해자 F의 엉덩이에 닿게 하는 등 추행 행위를 유도하고 이 모든 장면을 피고인 B의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피해자 F와 G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 A의 공모 여부 및 1심의 사실오인 판단: 피고인 A이 피고인 B과 E에게 피해자들을 추행하고 촬영하도록 지시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1심은 피고인 B과 E의 진술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A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이 진술들의 신빙성을 재평가하여 A의 공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B에 대한 양형의 적정성: 검사는 피고인 B에게 선고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하며 양형 부당을 다투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피고인 A: 원심 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B: 검사의 항소(양형 부당)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형을 유지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B과 E의 진술 신빙성을 다시 검토하고, 피고인 A의 범행 지시 및 공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A이 '노는 오빠'로 불리며 다른 피고인들에게 위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범행 직후 사진을 전송받았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피고인 A의 진술이 모순되고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유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 피고인 B에 대한 양형은 1심에서 이미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하여 결정되었고, 항소심에서 이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주도적으로 지시한 피고인 A에게는 실형이 선고되었고, 가담자 피고인 B에게는 집행유예가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됩니다. 또한 공범 관계 및 증거의 신빙성에 대한 형사소송법상 법리도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4항, 제3항 (준강제추행):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거나,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F는 술에 취해 잠든 '항거불능' 상태였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피고인 A, B, E은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이용하여 신체를 만지게 하거나 만지는 듯한 자세를 취하게 함으로써 추행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카메라등이용촬영):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피해자 F의 의사에 반하여 민감한 신체 부위가 드러나는 모습을 촬영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이 직접 추행이나 촬영 행위를 하지 않았지만, 피고인 B과 E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모의했으므로 공모공동정범으로서 동일한 죄책을 부담하게 됩니다. 법원은 피고인 B과 E의 일관된 진술, 피고인 A이 사진을 전송받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 등을 종합하여 공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법관은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유죄를 인정할 심증을 형성해야 합니다. 항소심은 1심의 증거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피고인 A에 대한 무죄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특히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이 아닌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인 B과 E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치료프로그램 이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취업제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됩니다.

참고 사항

지시만 해도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추행이나 촬영 행위를 하지 않고 지시만 했더라도, 다른 사람과 범죄를 공동으로 계획하고 실행에 가담했다면 '공모공동정범'으로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과 연장자 간의 관계에서 지시가 있었다면 그 책임이 더욱 무겁게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더욱 엄중하게 처벌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처벌하며, 술에 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한 행위는 '준강제추행'으로 보아 가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됩니다. 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촬영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됩니다.
증거 확보 및 진술의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피해자나 가담자의 진술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수사 초기부터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술이 번복될 경우, 그 이유와 신빙성에 대해 더욱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노력은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합의 노력은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전력은 취업 제한으로 이어집니다: 성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이나 장애인복지시설 등 특정 직종에 취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