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질식 사망에 따른 보험금 지급 판결

망인이 주꾸미를 먹던 중 음식물 질식으로 사망하자 그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보험사에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보험사는 망인이 과거 정신과 치료 이력을 고지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질식사가 보험 약관이 정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정신과 치료 이력 미고지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적법하지만, 해당 미고지 사실과 사망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보험사는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망인의 배우자로 보험 계약자이자 보험 수익자
• 원고 B, C: 사망한 망인의 자녀로 보험 수익자
• 피고 D 주식회사: 망인의 상해사망 보험을 체결한 보험사
• 망인 E: 원고들의 배우자 및 아버지로 피고 보험 계약의 피보험자

분쟁 상황

2017년 2월 15일, 망인 E는 식당에서 주꾸미 샤브샤브를 먹던 중 갑자기 자리를 떠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5시 59분경 사망했으며, 시체검안서상 직접 사인은 '음식물에 의한 질식'으로 기재되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는 피고 보험사와 2009년 6월 18일, 2016년 10월 17일, 2017년 1월 24일에 각각 3건의 개인 상해사망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추가로 2016년 9월 29일 망인이 소속된 회사를 통해 단체 상해사망 보험계약도 체결되어 있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피고에게 총 4억 1,9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을 보험 계약 체결 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지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망인의 음식물 질식 사망이 상해사망 보험약관상의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보험 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망인의 정신과 치료 이력 미고지)으로 인해 보험 계약 해지가 적법한지 여부
3. 고지의무 위반 사실과 실제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보험사가 원고 A에게 179,571,430원, 원고 B와 C에게 각각 119,714,285원 및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7년 3월 17일부터 2017년 8월 17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망인의 음식물 질식사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급격하고 우연하게 발생한 사고이므로 보험 약관상 '상해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보험 계약자인 원고 A가 망인의 정신과 치료 이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보험 계약 해지는 적법하지만, 그 고지의무 위반 사실(정신과 치료 이력)과 망인의 질식사라는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보험사는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651조(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 해지)​ 보험 계약 체결 시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중요한 사실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보험사에 알리지 않거나 허위로 알린 경우, 보험사는 그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A가 망인의 정신과 치료 이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이에 해당하여 보험사는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습니다.
2. 상법 제651조의2(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의 중요성 추정)​ 보험사가 보험 청약서 등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중요하다고 추정됩니다. 망인의 정신과 치료 이력은 '최근 5년 이내 입원 또는 7일 이상 치료'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해당하여 중요한 고지 사항으로 보았습니다.
3. 상법 제655조(보험사고 발생 후 계약 해지와 보험금 지급 의무)​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후에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더라도,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정신과 치료 이력과 음식물 질식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피고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4. 보험 약관의 상해사망 규정: 피보험자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해 상해를 입고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법원은 망인의 음식물 질식사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아닌 외부적 요인(음식물에 의한 기도 폐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여, 상해사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음식물 섭취 중 질식사도 상해사망 보험에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음식물의 섭취 방식이나 사고 발생 상황이 평소와 다르거나 예측 불가능했다면 외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보험 계약 시 질문 사항에 대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험사에 알릴 의무(고지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 이내의 입원 치료나 계속하여 7일 이상 받은 치료 이력 등은 보험 가입 심사에 중요한 요소이므로 빠짐없이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3. 과거 질병 이력이 있었더라도, 해당 질병과 실제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경위, 사망 원인, 관련 의무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인과관계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4.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보험사고 발생 후에 해지 통지가 이루어졌고,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보험 수익자가 증명하면 보험금 지급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