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살인
피고인 A가 방에서 잠자고 있던 동생인 피해자를 부엌칼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입니다. 1심에서 징역 1년 3월을 선고받았으나, 피고인과 검사 양측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 피해자의 선처 호소 등을 참작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3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및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9년 12월경부터 2022년 1월경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임의로 중단한 후 증상이 악화되었습니다. 2024년 6월 26일 다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으나 복용하지 않던 중, 4일 후 방에서 자고 있던 동생(피해자)을 총 길이 30cm, 칼날 길이 18cm의 부엌칼로 약 10회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피해자는 저항하는 과정에서 우측 제4, 5수지부 심부열상 등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의 살인미수 범행에 대한 원심 양형의 적정성 여부였습니다. 특히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 피해자의 상해 정도, 피해자와 가족들의 선처 호소가 양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3월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보호관찰 기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을 것을 각 명한다. 압수된 부엌칼 1개(증 제1호), 과도 1개(증 제2호)를 각 몰수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려 한 중대한 범죄이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법원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정신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던 중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사건으로 인한 충격과 피해에도 불구하고 누나인 피고인의 처지를 감싸며 처벌을 원치 않고 선처를 호소한 점, 피해자와 피고인의 아버지가 향후 피고인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치료 및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계획을 밝힌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어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형법 제254조(살인미수) 및 제250조 제1항(살인): 사람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비록 결과적으로 살해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해치려 한 행위 자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처벌하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동생을 살해하려 했으므로 살인미수죄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10조 제2항(심신미약 감경):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이 정신과 치료를 중단한 후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음이 인정되어 형이 감경되었습니다. 형법 제25조 제2항(미수범의 감경):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경우 살인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형이 감경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의2(보호관찰 및 사회봉사·수강명령) 및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제1항, 제2항(치료명령):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관찰이나 정신과 치료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근거 조항입니다. 피고인의 건강 회복과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관찰과 정신과 치료가 함께 명령되었습니다. 형법 제48조 제1항(몰수): 범죄에 사용되었거나 범죄로 인해 생긴 물건을 몰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부엌칼과 과도가 몰수되었습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꾸준한 정신과 치료와 약 복용이 필수적입니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 예상치 못한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과 적절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족 간의 범죄 발생 시에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가해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면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범행 도구의 종류, 공격 부위, 피해 정도는 범죄의 중대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유사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