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어민 강사들의 퇴직금 및 수당 지급을 둘러싼 분쟁

본 사건은 영어 학원 원어민 강사들이 학원 운영 법인을 상대로 퇴직금,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강사들은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관련 법에 따른 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학원 측은 강사들이 위임을 받아 강의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강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강사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강사 A, B, C, D, E): 피고 운영의 학원에서 영어 강의를 했던 원어민 강사 및 한국인 강사들로, 자신들이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 및 각종 수당을 청구한 사람들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F): 원고들이 강의했던 영어 학원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원고들을 개인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등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H은 국내 동종 업계 최초로 해외 원어민 강사를 모집하여 국내 학원에 배치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법인입니다. 피고 주식회사 F는 H과 가맹점 계약을 맺고 영어 학원을 운영했습니다. 원고들은 H의 모집 절차를 통해 피고 학원과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하고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원고들은 퇴직 후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피고로부터 퇴직금,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이 위임을 받은 개인사업자라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원고인 원어민 강사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퇴직금,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의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항소심에서 확장된 원고 B, C, D, E의 청구도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의 항소도 전부 기각했습니다. 결국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강사들이 학원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강사들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으며, 사회보장제도에 근로자로 신고되지 않은 점, 월급제와 시간제 계약 중 스스로 시간제를 선택한 점, 학원 업무 외에 다른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성을 부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적용된 법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판단 기준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등)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1.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합니다.
2.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여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3. 독립 사업자성 여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또는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봅니다.
4.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을 고려합니다.
5.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 여부와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및 그 정도도 판단 요소입니다. 즉, 다른 회사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6.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도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이 판례에서는 원어민 강사들이 시간제 계약을 선택하여 월급제보다 많은 보수를 받고 강의 시간도 적었으며,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사회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학원의 엄격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웠으며, 다른 부업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강사 또는 프리랜서 계약 관계에서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보다는 실질적인 근무 형태가 중요합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경우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 업무 내용 및 지휘·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 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지시나 평가, 징계 등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도 근로자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단순히 강의 시간을 정하는 것을 넘어 출퇴근 시간, 휴식 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통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독립 사업자성 여부: 본인이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스스로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는지,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시간당 강의료만 지급받고 사업소득세가 공제되었다면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전속성 및 계속성: 한 사용자에게 전적으로 노무를 제공하고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는지, 근로 제공 관계가 계속적이었는지 여부도 고려됩니다. 다른 곳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면 전속성이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사회보장제도 가입: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근로자로서 가입되었는지도 근로자성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가입되지 않았다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