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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농도 0.367%의 만취 상태로 차량을 역주행하던 운전자가 주정차 금지 구역에 불법 주차된 트럭을 잇달아 충격하여 사망한 사건입니다. 사망한 운전자의 부모는 불법 주차한 트럭 운전자들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불법 주차 행위와 만취 역주행으로 인한 사망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2021년 8월 5일 밤, 피고 C와 D는 창원시 진해구의 왕복 5차로 도로 중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설치된 차로에 각각 자신의 트럭을 불법 밤샘 주차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망 J는 혈중알코올농도 0.367%의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 시속 50km를 초과한 시속 약 69.8km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 차로를 역주행했습니다. 역주행 중 망 J의 차량은 피고 C의 트럭 앞범퍼를 정면으로 충돌하고 회전하여 피고 D의 트럭 뒷부분을 다시 충격하였으며, 이 사고로 망 J는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망 J의 부모인 원고들은 피고들의 불법 주차가 야간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하고 통행에 방해를 주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인 1억 4,000만 원(원고들 각 7,000만 원)의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들은 망 J의 만취 역주행과 과속 등 일방적인 과실로 발생한 사고이며, 자신들의 불법 주차와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던 운전자의 사망사고에 대해 주정차 금지 구역에 불법 주차한 트럭 운전자들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특히, 불법 주차 행위와 사망사고 발생 사이에 법률상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핵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피고 C가 별도의 형사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음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불법 주차 행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에는 해당하나, 망 J의 극히 이례적인 만취 역주행 사고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즉, 불법 주차가 없었더라도 만취 역주행 차량의 충돌 사고는 발생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적용을 통해 판단되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일반적인 불법행위 규정입니다.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가해자의 행위가 위법하고, 과실이 있으며, 그 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해야 하고, 가해 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법원은 가해자의 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에 일반인의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통상적으로 그러한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불법 주차라는 행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은 맞지만, 망 J의 혈중알코올농도 0.367% 만취 역주행 및 과속이라는 극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운전 행위로 인한 사망사고와는 통상적인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불법 주차가 없었더라도 만취 역주행 운전자는 사고를 일으켰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64498, 2006다64504(병합) 판결 등) 역시 이와 유사하게 불법 주차와 극단적인 운전 행위로 인한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정차 및 주차의 금지): 특정 장소에서의 정차 및 주차를 금지하는 규정으로, 피고들의 불법 주차 행위는 이 법규를 위반한 것입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으로, 피고 C는 이 조항에 따라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형사상 과실 인정이 곧 민사상 손해배상에서의 상당인과관계 인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취 상태에서의 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음주운전은 절대 금지되어야 합니다. 중앙선 침범 및 역주행은 교통 흐름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고를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운전 행위입니다. 주정차 금지 구역에 불법 주차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과태료 등 행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법 주차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만취 역주행과 같은 극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운전 행위에 있다면, 불법 주차 차량 운전자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제한되거나 부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불법 주차와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형사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사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사고 발생과 과실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등 민사법의 원칙에 따라 별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