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기사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소송

버스 운전기사들이 소속 회사에 대해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주휴수당, 만근초과근로수당, 유급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 차액 등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회사와 운전기사들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지만,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라 만근초과근로수당과 유급휴일근로수당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한 운전기사에 대한 특정 수당 지급은 정당하다고 보았으나, 2019년 단체협약으로 간주근로시간이 단축된 합의는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원고 중 한 명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차액 청구는 일부 인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버스 운전기사들 (원고 A 외 5명): C 주식회사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사람들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제기한 원고들입니다.
• C 주식회사 (피고): 여객자동차 운송업을 하는 법인으로, 운전기사들의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회사에 소속된 버스 운전기사들인 원고들은 회사가 지급한 임금이 단체협약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주로 세 가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첫째, 연장근로수당과 주휴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약정이 무효이며, 자율수당, 복지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등을 포함하여 통상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2019년 단체협약으로 간주근로시간이 단축된 합의가 무효이므로 이에 대한 미지급 임금을 청구했습니다. 셋째, 원고 I는 임금 증액에 따른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차액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피고 회사는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고 통상임금 산정에 문제가 없으며, 간주근로시간 단축 합의도 유효하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1, 2기간(2017. 6. 1.부터 2019. 9. 30.까지)의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한지 여부 및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
2. 제1, 2기간의 자율수당, 복지수당, 근속수당,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를 포함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만근초과근로수당, 유급휴일근로수당 등의 차액 지급 여부
3. 제3기간(2019. 10. 1.부터 2020. 6. 30.까지)의 간주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 및 이에 따른 미지급 임금 및 수당 청구의 타당성
4. 원고 I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차액 청구의 타당성
5.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한 원고 H에 대한 만근초과근로수당 및 유급휴일근로수당 지급 청구의 타당성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피고 C 주식회사는 운전기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1. 선정자 F에게 2,297,668원, 선정자 G에게 549,885원, 원고(선정당사자) A에게 1,277,449원, 원고 J에게 1,943,605원, 원고 H에게 3,724,147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2020. 8. 15.부터 2025. 6. 2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선정자 I에게 679,239원 (미지급 수당 626,990원과 미지급 퇴직급여 부담금 52,249원 합산) 및 이에 대한 2020. 7. 16.부터 2025. 6. 2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버스 운전기사들이 제기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중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일부 수당과 퇴직금 부담금 차액을 인정하여 회사에 지급을 명령했지만, 포괄임금 약정의 무효 주장이나 간주근로시간 단축 합의 무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는 일부 인용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다음과 같은 법률 및 법리를 바탕으로 판결이 이루어졌습니다.

1. 포괄임금계약의 유효성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시행령 제5조 제1항)​: 법원은 포괄임금계약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유효할 수 있으나, 최저임금에 미달하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버스운송사업의 특성상 연장근로가 예정되어 있고 운행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점, 단체협약에 포괄임금 형식이 명시된 점 등을 종합하여 포괄임금약정이 성립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 지급된 임금 중 연장근로수당 등 최저임금 산입 제외 임금을 제외한 금액(비교대상 임금)을 기준으로 시간급 최저임금과 비교했으며, 이 사건에서는 일급 형태로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는다고 보아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통상임금의 범위 및 재산정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의미합니다. 재직 조건이나 소정근로일수 이내의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자율수당, 복지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등이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이를 포함하여 시간급 통상임금을 재산정했습니다.
3. 만근초과근로수당 및 유급휴일근로수당 (구 근로기준법 제56조, 근로기준법 제56조 제2항)​: 만근일(19일)을 초과한 근로는 단체협약에 따라 휴일근로로 인정되어 50% 가산된 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은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중복하여 지급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원고들의 중복 지급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4. 근로시간면제자 급여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2항, 제4항, 제81조)​: 노조전임자는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을 수 없지만, 근로시간 면제자는 고시된 한도 내에서 임금 손실 없이 노조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근로시간 면제자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여 과다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약정에 따라 지급받는 급여는 임금으로 볼 수 있으며, 만근초과근로나 유급휴일근로수당에 준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 H의 청구를 인정했습니다.
5.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1항, 제3항)​: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하에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법원은 임금 재산정으로 인해 증가한 임금액에 비례하여 미달하는 부담금을 회사에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6. 간주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며,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실제 운행시간이 10시간 내외였고, 다른 지역의 유사 업체도 같은 시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례가 있으며, 최저임금 회피 등 불법적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주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포괄임금계약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거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 그 유효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에서 연장근로, 야간근로 등에 대한 임금 및 가산임금을 제외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2. 통상임금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합니다.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나 소정근로일수 이내의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은 부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율수당, 복지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받는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3.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은 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일(2018. 7. 1.) 전후 모두 중복하여 지급될 수 없습니다. 즉, 휴일근로는 그 자체로 50%의 가산이 적용되지만, 그 휴일근로가 1주간의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어 추가 가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4.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하는 근로자에 대한 급여는 노조전임자와 달리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지급할 수 있습니다. 단, 일반 근로자의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과 비교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여 과다하게 지급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5.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근로자는 사용자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납입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퇴직 시 미달액이 있다면 사용자에게 직접 그 차액과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6. 노사 합의에 의해 소정근로시간이나 간주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그 합의는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다만, 형식적인 합의이거나 최저임금 지급 의무 회피 등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