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 업체 본부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 무죄 판결

피고인 A는 건축자재 판매업체 C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업무상 배임 혐의는 2016년 1월경 업체 명의로 2천만 원을 차용하여 이 중 4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취득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며, 업무상 횡령 혐의는 2016년 8월경 피해자 소유의 건설자재 2,870,800원 상당을 임의로 보관하고 반환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원심법원은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으나, 피고인이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2천만 원 차용의 주체가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일 가능성, 400만 원 취득이 회사 운영비 보전일 가능성, 그리고 건설자재 소유권 및 반환 거부 사실의 불분명함 등을 지적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건축자재 판매업체 C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발주, 회계, 영업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 업무상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됨.
• 피해자 B: 건축자재 판매업체 C를 운영하는 사람. 피고인을 업무상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함.
• G 및 H: 이 사건 업체의 거래처 운영자이자 피해자의 부친과 지인 관계인 사람들. 피고인 계좌로 2천만 원을 송금한 금전 차용의 상대방.
• N: 피고인이 퇴사 후 일부 건설자재를 보관했던 창고의 운영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5년 8월 3일부터 2016년 12월 16일까지 피해자 B이 운영하는 건축자재 판매업체 C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발주, 회계, 영업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피고인은 재직 중 두 가지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1. 업무상 배임: 2016년 1월 27일경, 피고인이 E의 경찰 체포와 관련한 합의금 마련을 위해 피해자로부터 1,580만 원을 차용하여 변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 사건 업체의 거래처인 F을 운영하는 G의 처 H으로부터 C 명의로 2천만 원을 차용하여 피고인 명의 계좌로 이체받았습니다. 이후 이 돈 중 1,600만 원은 피해자 명의 계좌로 지급하고, 나머지 400만 원은 피고인이 취득하여 회사에 2천만 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2. 업무상 횡령: 2016년 7월 18일경 K로부터 C 명의로 6,327,944원 상당의 건축 자재를 구입한 후, 2016년 8월 8일경 창녕군 N의 개인 창고로 시가 합계 2,870,800원 상당의 원목마루, 합판마루, 와편, 방부목페인트, 아스팔트 싱글 등 건설 자재를 배송받고도 피해자에게 돌려주지 아니하여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원심법원은 이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상 배임 혐의: 피고인이 2016년 1월 27일경 이 사건 업체 명의로 2천만 원을 차용하여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금전 차용의 실제 주체가 누구인지, 피고인이 취득한 400만 원이 개인적 이득인지 아니면 회사 운영비 보전인지가 핵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2. 업무상 횡령 혐의: 피고인이 2016년 8월경 피해자 소유의 건설자재를 N의 개인 창고에 배송받아 보관하면서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거나 반환을 거부했는지 여부입니다. 해당 건설자재가 실제로 피해자의 소유인지, 피고인이 반환을 거부할 의도와 행위가 있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2. 11. 29. 선고 2020고단586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의 요지는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공시하지 않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모두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범죄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2천만 원의 금전 차용 주체가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일 수 있다는 증인들의 구체적인 진술과 객관적인 정황이 존재하며, 피고인이 취득한 400만 원 또한 회사 운영비 등을 보전받은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문제의 건설자재가 피해자의 소유라고 명확히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반환을 거부했다는 사실 또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증거 부족으로 인한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어 판단되었습니다.

1. 형법상 업무상배임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회사 본부장으로서 회사의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금전 차용의 주체가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피고인이 취득한 400만 원 역시 회사 운영비 보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배임의 고의나 재산상 손해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형법상 업무상횡령죄: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회사 소유의 건설자재를 보관하다가 반환을 거부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문제의 자재가 피해자 소유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반환을 거부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아 횡령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형사소송법상 증명의 원칙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검사가 제시하는 증거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사실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해야 합니다. 만약 증거가 이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이 판결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이 원칙에 따라 검사의 증거가 피고인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 등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특정한 대로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에 범행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모든 금전 거래는 주체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차용증, 이체 내역, 영수증 등 객관적인 증거를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특히 회사 명의 또는 개인 명의로 돈을 빌리거나 갚을 때는 혼동이 없도록 명확히 해야 합니다.
2. 회사 재산과 개인 재산을 엄격히 구분하여 관리하고, 특히 타인 소유의 물품을 보관하게 될 경우, 소유권, 보관 기간, 반환 절차, 비용 등에 대해 사전에 명확히 합의하고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퇴사 시에는 회사 소유의 모든 자재나 물품을 정확히 인수인계하고 반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개인 물품과 회사 물품이 섞여 보관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추후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4.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할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5. 고소 또는 신고 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특정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진술이 번복되거나 기억이 왜곡될 수 있으므로, 사건 발생 초기에 정확한 사실과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