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개발행위 제한에 대한 서울시의 시정명령 취소 소송

서울 강남구청이 특정 부지에 대해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하자 서울시장이 이를 위임사무에 대한 권한남용으로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강남구청장이 시정명령 취소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자치구의 장이 위임기관의 시정명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소송을 각하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 부지에 광장 조성을 이유로 개발행위허가를 3년간 제한 고시한 주체이자 시정명령 취소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입니다.
• 서울특별시시장: 강남구청장의 개발행위허가 제한 조치가 위임받은 사무의 권한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린 주체이자 피고입니다.
• 에스에이치공사: 해당 부지에 행복주택 신축을 추진하며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한 공사입니다.

분쟁 상황

서울특별시에서는 강남구 수서역 인근의 한 주차장 부지(3,070.5㎡)에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건립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에스에이치공사는 2016년 5월경 서울시장에게 이 부지에 행복주택을 신축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은 2016년 6월 2일 '수서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 증진과 대모산 도시자연공원의 미관 및 경관 확보를 위해 이 부지에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해당 부지에 대해 3년 동안 건축물 건축 등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장은 강남구청장의 조치가 위임받은 사무에 대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지방자치법 제167조 및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6조를 근거로 2016년 6월 7일 강남구청장에게 6월 15일까지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해제하고 이를 고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강남구청장이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서울시장은 2016년 6월 16일 다시 강남구청장에게 6월 23일까지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해제할 것을 명하는 이 사건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강남구청장은 이 시정명령의 취소를 요구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자치구의 장이 시·도지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도지사가 내린 시정명령에 대해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서울 강남구청장이 제기한 서울시장의 시정명령 취소 소송을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강남구청장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자치구의 장은 시·도지사로부터 위임받은 기관위임사무의 처리에 대해 시·도지사가 내린 지도·감독상의 시정명령에 대해 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송은 부적법하다는 것이 법원의 최종 결론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3조 제1항 및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제68조 제1항: 이 법률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 시·도지사, 시장 또는 군수는 특정 지역에 대해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국토계획법 제139조 제2항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의 권한 중 개발행위허가 제한에 관한 사무가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제68조 제1항에 의하여 구청장에게 위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강남구청장의 개발행위허가 제한 조치는 위임된 사무, 즉 '기관위임사무'의 성격을 가집니다.
• 지방자치법 제167조 제2항: 이 조항은 시·군 및 자치구나 그 장이 시·도지사로부터 위임받아 처리하는 사무에 관하여는 시·도지사의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위임된 사무(기관위임사무)에 대한 상급기관의 폭넓은 감독 권한을 명시한 것으로 서울시장은 이 조항을 근거로 강남구청장의 개발행위 제한 조치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6조: 이 규정은 위임 및 위탁기관이 수임 및 수탁기관의 사무 처리에 대해 지휘·감독하고 그 처리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 역시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위임한 사무에 대한 광범위한 지도·감독 및 시정 권한을 부여하는 근거가 됩니다.
• 기관위임사무에 대한 지도·감독권 행사의 법리: 법원은 수임기관인 자치구의 장이 기관위임사무를 처리할 때는 단순한 하부조직으로서 위임기관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167조 제2항 또는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6조에 근거한 시·도지사의 지도·감독권 행사에 대하여 자치구의 장이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다툴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러한 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이 사건에 적용되었습니다.
• 지방자치법 제170조 제1항 및 제3항(직무이행명령 관련)​: 이 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등 특정 사유로 그 직무를 게을리할 때 상급기관이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직무이행을 명령할 수 있고 이 명령에 이의가 있는 경우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원고인 강남구청장은 이 사건 시정명령이 지방자치법 제170조에 따른 직무이행명령에 해당하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사건 시정명령이 위 조항에 따른 직무이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상급기관으로부터 위임받아 처리하는 사무(기관위임사무)와 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자치사무)는 법적 성격과 상급기관의 감독 범위가 다릅니다.
• 기관위임사무는 상급기관의 폭넓은 지도·감독을 받으며 수임기관은 이에 대한 이의 제기 방식이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한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상급기관의 시정명령이나 지시 등에 대해 법적 다툼을 고려한다면 해당 명령이 어떠한 법적 근거(예: 단순 지도·감독권 행사인지 지방자치법 제170조에 따른 직무이행명령인지)에 기반한 것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 지방자치법 제170조의 직무이행명령과 같이 법률에서 소송 제기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의 지휘·감독을 다투는 소송은 부적법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