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토목공사 추가비용 및 미지급 공사대금 분쟁 사건

이 사건은 주식회사 A(원고, 하도급 업체)가 주식회사 B(피고, 원사업자)를 상대로 미지급된 하도급 공사대금 6억 원의 회생채권 확정을 요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토목공사 계약 체결 후 설계 변경과 추가 공사가 발생하여 총 공사대금이 증액되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대금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의 공사 중단 및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협력업체 등에 대신 지급한 금액이 있으므로, 이를 상계하여 공사대금 채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1차 설계 변경 및 일부 추가 공사대금의 증액을 인정했으나,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지급한 부당이득금 채권을 인정하여 원고의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과 상계함으로써,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이전 상호: 주식회사 F): 피고로부터 D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중 토목공사를 하도급받은 회사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D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신축공사를 발주받고 원고에게 토목공사를 하도급한 원사업자입니다. (소송 중 회생 절차를 겪었음)

분쟁 상황

피고는 D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신축공사를 발주받았고, 원고는 이 중 토목공사를 46억 7,900만 원에 하도급받아 2019년 9월 20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사 진행 중 2020년 6월, 원고의 장비대금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설계 변경 및 추가 공사비 문제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자 2020년 7월 1일 피고에게 공사 타절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작업 재개를 요청하며 불이행 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2020년 7월 16일, 원고는 1차 설계 변경 합의와 별도로 추가 공사비 12억 5,954만 4,336원(부가가치세 별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20년 9월 3일 원고의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하고 있음을 이유로 공사계약을 해지하고, 대위변제한 채무를 상계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추가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공사 타절과 피고의 대위변제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피고에 대한 회생 절차가 개시 및 종결되었고, 원고는 피고에 대한 회생 채권을 6억 원으로 확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사대금이 증액되는 1차 설계 변경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둘째, 원고가 주장하는 2차 설계 변경 및 추가 공사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른 추가 공사비가 인정되는지 여부. 셋째, 원고가 공사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 미시공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넷째,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협력업체 등에 지급한 돈이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을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채권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과 상계 적상 시점의 관계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사이에 총 공사비를 46억 7,900만 원에서 56억 9,000만 원으로 증액하는 1차 설계 변경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둘째, 2차 설계 변경 합의는 없었으나, 원고가 추가 공사(배수지 공법, TD 옹벽 재시공 등)를 실제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어 추가 공사비 13억 8,549만 8,769원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공사계약의 총 공사비는 70억 7,549만 8,769원으로 증액되었습니다. 셋째, 미시공 부분은 8억 700만 원으로 보아, 원고가 완성한 공사의 총 대금은 62억 6,849만 8,769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넷째, 원고가 피고로부터 48억 8,200만 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미지급 공사대금은 13억 8,649만 8,769원입니다. 다섯째, 피고가 원고의 공사현장 관련 근로자, 외주업체, 장비업체 등 공사대금 채권자들에게 원고를 대신하여 총 15억 1,652만 542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채무를 면제받는 이익을 누린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모두 이행기가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고, 이를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과 상계한 결과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 원금이 모두 소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미지급 공사대금 회생채권 확정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지급한 채무액이 원고의 미지급 공사대금을 초과하여 상계가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제229조)​: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제3채무자(이 사건에서는 피고)에게 송달되면, 그 채권의 지급을 금지하고 채권자(이 사건에서는 원고)는 피압류채권에 대한 이행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는 추심채권자만이 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압류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채권자에게 여전히 추심 권능이 있습니다.
2. 총 공사대금 계약과 추가 공사비의 인정: 총 공사대금을 정하여 체결된 도급 계약의 경우, 도급인(피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원고)에게 당초의 공사대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수급인이 본 계약 내용에 없는 추가 공사를 하였고, 이에 대해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면 추가 공사비 지급 의무가 발생합니다. 합의 여부는 계약서에 명시된 변경 절차 준수 여부, 관련 공문 및 정산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피고가 원고의 공사 관련 채무를 대신 변제함으로써,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채무 면제라는 이득을 얻었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그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원고가 받아야 할 공사대금 채권과 별개의 채권이 됩니다.
4. 상계의 요건 및 효력 (민법 제492조 제1항, 제493조 제2항)​: 상계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그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했을 때 가능합니다. 상계 의사 표시가 있으면 채무는 상계할 수 있는 시점(상계적상 시)에 소급하여 대등한 금액만큼 소멸하게 됩니다.
5. 압류된 채권에 대한 상계 제한 (민법 제498조)​: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채권 압류 명령 등)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으로는 압류를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여 상계할 수 없습니다. 이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 대립하는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해야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6. 법정변제충당 (민법 제477조, 제479조)​: 당사자 사이에 충당의 순서를 합의하지 않았거나 지정하지 않은 경우, 법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변제가 충당됩니다. 이는 여러 채무가 존재할 때 어떤 채무부터 변제된 것으로 볼 것인지를 정하는 규칙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공사 계약 시 설계 변경이나 추가 공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변경 절차, 비용 산정 기준, 승인 방법 등을 계약서에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보다는 서면으로 모든 내용을 명확히 기록하고 양 당사자의 서명이나 날인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하도급 업체는 공사 진행 중 발생하는 자재비, 장비대금, 노무비 등 모든 비용에 대한 지급 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공사 중단이 발생하면 원사업자가 대신 채무를 변제하고 이를 상계 주장할 수 있으며, 이는 하도급 업체의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원사업자의 경우, 하도급 업체의 채무 불이행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차질이 생길 경우, 하도급 업체를 대신하여 채무를 변제할 수 있습니다. 이때 대위변제한 금액에 대한 증빙 자료(지급 내역, 채무 확인서 등)를 철저히 확보해야 나중에 부당이득반환채권 또는 손해배상채권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4.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 명령이 발생하면, 채무자는 해당 채권에 대해 직접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 적격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대금 채권자가 채권 압류 명령을 받았다면, 그 효력 발생 시점과 범위 등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5. 공사 타절 시에는 양 당사자가 타절 정산 내역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하고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미시공 부분, 기성고, 추가 공사비 등에 대한 이견을 최소화하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