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 B는 'J' 회사의 대표이사로 과거 음주운전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피해자 I(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현장 소장)에게 '회사가 유망하고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다, 공사기성금이 나오면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거짓말하여 총 2억 원을 빌렸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개인 채무 7천만 원, 회사 채무 6억 원이 있었고 공사기성금을 받더라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사기죄를 인정하여 징역 1년과 그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피고인 B는 자신이 운영하는 'J' 회사가 철근, 콘크리트 공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유망한 회사이며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할 뿐이라고 설명하며, 공사기성금이 나오면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피해자 I를 설득했습니다.
이에 속은 피해자 I는 2022년 11월 25일에 회사 명의 계좌로 1억 5천만 원을 송금하고, 추가로 회사의 채무 5천만 원을 대신 변제하는 방식으로 총 2억 원을 피고인에게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7천만 원의 개인 채무와 6억 원의 회사 채무가 있었고, 공사기성금을 받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돈을 갚지 못했고, 피해자는 이를 사기로 보고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자금난을 속이고 직원에게 거액을 빌린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돈을 빌린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B에게 사기죄를 인정하여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되, 이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은 돈을 빌릴 당시 변제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J' 회사의 재무 상태, 기성금 수령 후에도 잔액이 거의 남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원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회사의 내부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기망 행위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이라는 내용이어서 기망의 정도가 아주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이 양형에 참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이 조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망'이란 사람을 속이는 행위를 의미하며, '편취'는 부당하게 재물을 가로채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B는 '회사가 유망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이며, 공사기성금으로 갚겠다'고 거짓말하여 피해자 I를 속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막대한 개인 및 회사 채무가 있었고, 공사기성금을 받더라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으므로, 이러한 거짓말은 피해자를 속여 2억 원이라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기망행위에 해당하여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2.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
형법 제37조는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그 형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규정이며, 특히 후단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죄를 병합하여 다룰 때 적용됩니다.
피고인 B는 이 사건 사기죄 이전에 이미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은 판결이 확정된 후 발견된 다른 죄에 대해 별도로 형을 선고하도록 하면서, 그 형을 정함에 있어 확정판결 전에 저지른 다른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균형을 고려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이 이미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점과 새로운 사기죄의 죄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하게 됩니다.
3.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집행유예는 범죄자에게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하면서도, 일정한 유예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미루어 교도소에 가지 않고 사회에서 생활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범죄자가 특정 요건을 충족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될 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에 가능하며, 유예기간 중 다른 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가 취소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비록 피고인이 과거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었지만, 법원은 사기죄의 기망행위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기타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입니다. 이는 기존 집행유예의 취소 여부와는 별개로 새로운 범죄에 대한 독자적인 양형 판단입니다.
직장 상사나 회사 대표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는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차용증 작성은 물론이고
돈을 빌려주는 상대방의 실제 재정 상태와 변제 능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직책이나 신뢰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채무 상황, 소득 흐름 등을 직접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시적인 자금 부족'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구체적인 변제 계획과 담보 제공 여부 등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만약 이미 돈을 빌려준 상황에서 변제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애초에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메시지 내역, 통화 녹음, 계좌 이체 내역 등)를 확보하여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라는 이유로 회사 내부 사정을 안다고 해서 기망행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거짓말에 의한 금전 편취가 있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