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 미성년 대상 성범죄 · 양육
피고인 A가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을 지시하고 이를 소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법원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는 14세의 미성년자에게 자신의 몸에 ‘정액변기, 섹스 중독녀, 06년생 암캐년’ 등의 낙서를 하거나 성기에 도구 등을 집어넣어 촬영하도록 지시하고, 이와 같이 제작된 성착취물들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 아동·청소년의 사진이나 영상이 그의 자기결정권 행사의 결과였으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일부 성착취물은 자신의 지시로 제작된 것인지 불분명하여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또한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형량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피해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었으므로 성착취물 제작 및 소지 행위의 위법성이 사라지는지 여부. 둘째, 피고인의 지시와 성착취물 제작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었는지 여부. 셋째,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한지 여부입니다.
항소법원은 피고인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고 1심의 유죄 판결과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피해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를 정당한 자기결정권 행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제작 지시와 성착취물 사이의 인과관계 또한 인정했습니다. 또한 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미성년자에게 성착취물 제작을 지시하고 이를 소지한 행위가 위법하며 1심의 형량 또한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로 적용된 법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및 소지 관련 규정과 대법원의 판례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행위의 위법성 조각 여부에 대한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아동·청소년이 자신을 대상으로 음란물을 제작하는 데 동의했더라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다만, 아동·청소년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해 자신을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거나 이에 준하는 예외적인 경우로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이 정당하게 행사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판단은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강제력이나 대가 결부 여부, 동의의 자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 이용에 의한 동의는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또한, 항소심에서 1심의 사실 인정이나 양형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1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14세 미성년자의 취약한 상황을 이용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미성년자가 성착취물 제작에 동의했더라도 그것이 곧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제3자가 미성년자에게 촬영을 요구하여 성착취물 제작의 도구로 이용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법원은 미성년자의 나이,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 동기, 강제력이나 대가 유무, 자발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미성년자의 동의가 온전한 자기결정권 행사에 의한 것인지 신중하게 평가합니다.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 위해 촬영을 한 경우 등 미성년자가 온전한 판단능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면, 외관상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를 진정한 동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성적인 촬영이나 영상 제작을 요구하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