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원 노동조합 매점 운영 합의 단체교섭 요구 거부 가처분 판결

이 사건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채무자 B연구원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된 채권자 A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자, A노동조합이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매점 운영 관련 합의가 단체협약의 성격을 가지며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여, B연구원이 A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노동조합: B연구원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022년에 설립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자 현재 교섭대표노동조합.
• 채무자 B연구원: 생명과학기술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1985년에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
• C노동조합: 공공분야 과학기술 연구업무 종사 근로자 등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과거 B연구원 소속 E지부를 두었으나 E지부가 F노동조합으로 전환함.
• F노동조합: C노동조합에 속해있던 일부 지부의 조합원들이 2024년에 설립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B연구원 소속 E지부가 C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F노동조합에 가입함.

분쟁 상황

B연구원과 기존 E지부(C노동조합 산하)는 2022년 4월, 구내 매점 및 커피숍의 운영 수익을 직원의 복리후생, E지부 운영비, 조합원 상해보험 등에 사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2024년 1월,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A노동조합이 결정되었고, A노동조합은 2024년 3월부터 B연구원에 위 매점 운영 합의와 관련된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B연구원은 해당 합의가 단체협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했고, 2025년 3월 이후에도 계속 불응하자 A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B연구원은 기존 E지부와의 공동위탁 계약과 제3자(운영업체)와의 계약 때문에 공동위탁자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 단체교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매점 및 커피숍 운영에 관한 합의가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사용자인 B연구원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A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무자 B연구원이 채권자 A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다만, 채권자가 함께 신청한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매점 운영 합의가 근로자의 대우 및 단체적 노사관계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B연구원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 체결을 위한 A노동조합의 교섭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B연구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A노동조합과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의 판단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의 여러 조항과 관련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단체교섭권한 및 의무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9조의2, 제30조)​: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노동조합이나 조합원을 위해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집니다. 특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해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집니다. 사용자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해서는 안 됩니다.
2.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됩니다.
3.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노동조합법 제32조 제2항,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단체협약에서 3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한 경우 그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합니다.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4. 단체교섭 대상의 범위: 헌법과 노동조합법에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이나 근로자의 대우, 또는 해당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에 해당합니다. 이는 반드시 임금 등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 유지 및 향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매점 등의 사용료를 직원의 복리후생, 노동조합 운영비, 조합원 상해보험 등에 사용하는 내용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단체적 노사관계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인정되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이 사건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단체교섭 대상의 범위: 근로자의 임금이나 노동조건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복리후생, 노조 운영 등에 관련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매점 운영 수익 사용과 같은 합의도 단체협약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 단체협약 유효기간: 단체협약에 유효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체결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봅니다. 유효기간 만료일 3개월 전부터 새로운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3.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경우, 사용자는 해당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4. 기존 계약의 문제: 기존에 다른 노동조합이나 제3자와 체결한 계약이 있더라도, 그 계약이 기존 단체협약에 기반한 것이거나 변경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이유로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기존 계약의 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고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5. 성실한 교섭 의무: 사용자가 단체교섭 요구에 대해 단순히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회신하는 것은 성실한 교섭 이행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