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용역계약금으로 지급된 금전의 대여금 또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사건

원고는 피고에게 신규마을조성사업의 토목설계 용역계약금 7,500만 원을 송금하고 이 돈이 대여금이거나 피고의 용역 불이행 또는 부당이득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가 송금한 돈이 대여금임을 인정하기 어렵고, 용역 불이행으로 인한 부당이득의 경우에도 원고가 직접 피고에게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으며, 정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도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G: 피고에게 용역계약 계약금 명목으로 7,500만 원을 송금하고 이를 대여금 또는 부당이득으로 주장하며 반환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 D와 신규마을조성사업 토목설계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부터 7,500만 원을 송금받은 사람
• D: 피고 B와 토목설계 용역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원고의 주장으로는 피고와 함께 원고에게 계약금 지급을 요청했다고 지목된 사람
• 주식회사 E: 이 사건 신규마을조성사업의 발주사

분쟁 상황

피고는 2016년 7월경 D와 2억 5천만 원 상당의 신규마을조성사업 토목설계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 피고 명의 계좌로 이 용역계약의 계약금 7,5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2023년 초경 피고는 이 사업의 발주사인 주식회사 E와 정산서를 작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고가 송금한 계약금 7,500만 원이 새로운 용역계약 대금 산정 시 공제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송금한 7,500만 원이 대여금이며, 만약 대여금이 아니더라도 피고가 용역업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정산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했으므로 이 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한 7,500만 원이 대여금인지 여부와, 만약 대여금이 아니더라도 피고의 용역업무 불이행으로 인한 부당이득 또는 발주사와의 정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인해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대여금 반환)와 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 모두를 기각했습니다.

1. 주위적 청구(대여금 반환):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한 7,500만 원이 대여금임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금전 수수 당시 작성된 계약서나 차용증이 없고 이율이나 변제기 약정이 확인되지 않으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무이자로 대여할 정도의 친분관계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최종 송금일로부터 7년이 지난 시점에야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피고에게 변제를 요구한 정황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2. 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 - 용역업무 불이행): 원고가 피고 명의 계좌에 직접 송금한 것은 D의 지시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급부를 한 '단축된 급부'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용역업무를 제공하지 못해 계약이 실효되었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직접 금전 반환을 구할 수 없고, 금전 지급을 지시한 D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 - 임의 공제): 발주사 E와 피고 사이의 새로운 용역계약에서 이 사건 금전 7,500만 원이 공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이익은 계약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피고가 아닌 계약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E에 귀속된다고 보아 피고가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원고의 모든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판결에서는 주로 두 가지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대여금의 증명책임: 다른 사람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행위는 소비대차 증여 변제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송금 사실만으로 돈을 빌려준 것(소비대차)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는 측(원고)이 그 대여 사실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은 대여금 계약서나 차용증이 없고 이율 변제기 약정이 없으며 오랜 기간 변제 요구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가 대여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 2015. 9. 15. 선고 2013다73179 판결 등 참조)
2. 부당이득 반환의 당사자 및 '단축된 급부': 계약 당사자 사이의 급부(돈을 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는 그 계약의 원인 관계가 적법하게 유효한 한 부당이득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계약상 금전 채무를 가진 사람이 채권자의 지시에 따라 제3자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경우(이것을 '단축된 급부'라고 합니다), 이는 계약상 채무의 적법한 이행으로 간주됩니다. 만약 해당 계약의 효력이 없어져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면, 돈을 지급한 사람은 직접 돈을 받은 제3자가 아니라 계약의 상대방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원고가 D의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용역계약금을 직접 송금한 것으로 보았고, 설령 용역계약이 실효되었더라도 원고는 D에게 반환을 구할 수는 있어도 제3자인 피고에게는 직접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49976 판결, 2010. 3. 11. 선고 2009다98706 판결 등 참조)

참고 사항

금전을 빌려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대신 송금하는 경우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금전 대여 시 명확한 증거 확보: 돈을 빌려줄 때는 반드시 차용증이나 계약서와 같은 서면 문서를 작성하고, 이율 변제기 등 중요한 조건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문자 메시지나 녹음 등도 보완적인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서면 계약이 가장 확실합니다.
2. 지속적인 변제 독촉과 증거 남기기: 대여금이 있다면 변제기가 지났을 때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구하고, 내용증명 발송이나 문자 메시지 기록 등 그 독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간 아무런 변제 요구 없이 소송을 제기하면 대여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제3자를 위한 급부의 경우 주의: 특정인의 지시에 따라 제3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이른바 '단축된 급부' 상황에서는 송금의 목적과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만약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여 송금한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돈을 직접 받은 제3자보다는 송금을 지시한 원래의 당사자에게 반환을 요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4. 계약 당사자 확인: 어떤 계약의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경우, 그 돈을 누가 받는지 그리고 실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송금받은 사람과 실제 계약 당사자가 다를 경우, 법적 분쟁 시 권리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