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인 중사 A가 같은 부대 하사 B에게 세 차례에 걸쳐 추행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모든 행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첫 번째 행위(차량 기어봉 접촉)에 대해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나머지 두 행위(펜 전달 중 손가락 접촉, 팔 잡음)에 대해서는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군인사법에 따라 군대에서 제적될 예정입니다.
피고인 중사 A와 피해자 하사 B는 같은 부대 내 선후임 관계였습니다. 피고인은 2021년 7월경부터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부적절한 성희롱성 언동을 하였고, 피해자는 이로 인해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 차례의 신체 접촉이 발생했습니다.
첫 번째는 2022년 8월 16일, 부대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 앉아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가 주차를 위해 기어봉을 잡으려는 순간 먼저 기어봉에 손을 올려 피해자의 손에 접촉한 행위였습니다. 피고인은 장난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는 2022년 9월 중순, 사무실에서 펜을 건네받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가락 부위를 만진 행위였습니다.
세 번째는 2023년 1월 20일, 사무실에서 대화 후 돌아가려는 피해자의 왼쪽 팔을 움켜쥐어 만진 행위였습니다.
원심은 이 세 가지 행위 모두에 대해 피고인의 추행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신체접촉이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접촉이고, 다른 동료들이 함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피고인의 성희롱 전력을 들어 항소했습니다.
군인등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 특히, 기습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추행의 고의 판단 기준 원심의 무죄 판단에 대한 항소심의 재판단
원심판결 중 2022년 8월 16일자 군인등강제추행 부분(이 사건 1행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처하되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원심판결 중 나머지 무죄 부분(이 사건 2, 3행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1행위가 객관적으로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행위이며,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2, 3행위에 대해서는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판결 확정 시 군인사법에 따라 군에서 제적될 예정입니다.
이 사건은 주로 군형법 제92조의3(군인등강제추행)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군인 등을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며, 일반 강제추행보다 형량이 더 무겁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성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 시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5호 및 제40조 제1항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 중이거나 종료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장교, 준사관,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이러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법률에 따라 당연히 제적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 내에서 군기 확립과 성군기 위반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강조하는 규정입니다.
군대 내 계급이나 서열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및 추행은 피해자가 저항 의사 표시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나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신체접촉이라 할지라도,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이전부터의 언동, 당시 상황, 피해자가 느낀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행 여부가 판단됩니다. 특히 성적인 언동이 선행된 경우, 신체접촉의 의도가 단순한 장난이 아닌 추행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기습추행'의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면 힘의 크기나 강도에 상관없이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접촉이 빈번한 부위라도 상황과 의도에 따라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신고할 때는 최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차례 발생한 유사한 행위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될 수도 있으므로, 각 행위별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군인에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어 확정되면 군인사법에 따라 군대에서 제적될 수 있습니다. 이는 군대라는 특수 사회에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묻는 조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