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털어놓은 111일간 대통령 탄핵 심판 이야기입니다. 평의 과정은 치열했지만 고성이나 데드록 같은 소문은 사실무근이었어요. 심리 과정에서 인용론과 기각론 초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재판관들이 신중하고 철저하게 논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선고가 늦어진다고 압박만 하는 국회에 대해선 “모순”이라는 쓴소리를 잊지 않았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임에도 장학금과 주변 사람들의 호의 덕분에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교복 살 돈이 없어서 친구 교복을 빌려 입고 졸업사진을 찍었던 일화도 있습니다. 현재는 법복을 벗었지만 그때 받은 ‘호의’를 사회에 되돌려줄 의무를 다했다는 그의 말에서 법률인은 단순한 법조인 그 이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탄핵 결정문에서 강조한 관용과 자제를 통해 정치권에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태도가 바로 민주주의가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는 토대라는 것입니다. 누구인지 법에 기대어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는 이들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시니컬한 촌철살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33년간 입었던 빳빳한 법복을 벗으며 “참 버거운 옷이었다”고 회상하지만 그 시간 동안 지켜온 유머 감각 덕분에 자존감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실수해도 웃어넘기는 태도에서 법률가도 인간적 매력이 필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 전 재판관은 “법을 몰라 손해 보는 이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블로그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를 운영했습니다. 법이 어려워도 인간 냄새 나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법률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답니다.
우리 사회의 법과 정치에 관한 진짜 이야기를 들으며 느낄 수 있는 점은, 법이 딱딱한 문서나 잣대가 아닌 "사람과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서로의 호의와 이해로 조금씩 나아가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계속 지켜가야 할 '법과 민주주의의 토대'임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