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는 행정수도이지만 헌법에 명확히 명문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행정수도 명문화가 포함되면서 세종시 주민들과 정치인 모두 오랫동안 바래온 염원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셈이죠. 당연히 여야를 막론하고 환영해야 할 대목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해요. 세종시장과 지역 정치권은 마치 반응을 아끼는 듯 조용한 겁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조차 이 중요한 성과에 대해 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내부도 신중 그 자체입니다. 이러는 이유 중 하나는 "행정수도 명문화" 의제가 개헌 과제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의 홍성국 전 국회의원,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 등 특정 인사가 거론되면서 '민주당 인사 띄워주기' 아니냐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세종이란 도시 탄생부터 지금까지 행정수도 지위 명문화는 마치 지역 염원이자 정치적 숙제였는데 그 숙제를 직접 이룬 듯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지근한 반응은 결국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 계산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곧 다가올 세종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특정 후보를 부각시키는 행보가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사회적 합의 없이는 어떤 개헌도 쉽지 않기에 내부 분열은 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수도 명문화를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의제에 포함시킨 건 분명 큰 진전인데도 정치권이 이것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결국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충청권 정치권의 단결이 급선무겠지만 지금 이 미묘한 신경전은 오히려 정부의 개헌 동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