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부터 개정된 방송법이 시행됩니다. 이번 법 개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 정원 확대부터 사장추천위원회 설치, 보도책임자 임명 동의제 도입 등 방송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어요. 특히 이사회가 기존 11명에서 15명으로 늘고 추천권도 국회 교섭단체, 시청자위원회, 방송사 임직원, 학회, 법조계 등 다양한 기관에 분산되면서 외부 견제와 다양성 확보에 힘을 실었습니다.
사장 선출 절차도 촘촘해졌죠. KBS·MBC·EBS에는 ‘사장후보 국민추천위원회’가 100명 이상의 위원으로 운영되고 YTN과 연합뉴스TV 것도 노사 합의형 사장추천위원회가 의무화됐어요. 후보자는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임명돼요. 보도책임자는 내부 과반 동의가 필수라서 내부 반발 혹은 거수기 논란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겠네요. 물론 원론적으로는 듣기 좋은 시스템이지만 현실에서는 ‘이해관계 맞물림’이라는 또 다른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편성위원회 구성도 방송사 추천 인사와 종사자 대표가 각각 5명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데요. 편성책임자 제청과 편성규약 제·개정 권한까지 갖고 있어서 방송 콘텐츠 결정권에 시청자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첫 창구라고 할 수 있어요. IPTV, 위성방송, 홈쇼핑 채널에도 시청자위원회 설치가 확대돼 시청자 참여가 한층 커질 예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집행 주체인 방송통신위원회죠. 현재 방통위는 위원장 한 명만 남아 있어서 규칙 제정에 필요한 위원 전원 의결을 받을 수 없어요. 그래서 사장 후보 국민추천위 구성 방식, 편성위원회 추천 범위, 여론조사 기관 요건과 같은 세부 규칙들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위원장도 개정 법안에 대해 “추천 단체가 자의적일 위험이 있다”라며 사실상 비판적 태도를 보여 실행력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죠.
이대로면 법 개정으로 제도적 틀은 마련했는데 실제 변화는 공염불이 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큽니다. 방송 독립과 공정성이라는 커다란 목표 앞에서 ‘누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가 관건인 셈이죠. 결국 정부와 국회가 방통위 정상화와 규칙 제정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진짜 독립'은 먼 이야기가 될 수도 있어요. 시민으로서 이런 상황을 잘 알아두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